[사설] 인구재앙 극복·구조개혁 성패는 첨단 인재 양성에 달렸다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5’에 참석한 세계 석학과 전문가들은 ‘공생지능의 시대’에 인재 양성 방안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국경제신문사, 교육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동 주최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이번 포럼에는 예년보다 많은 6000여 명의 청중이 몰렸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AI 공존 시대’를 준비하려는 의지를 확인한 자리였다.

‘고용 없는 성장, 우리의 일자리는 안녕한가?’ 세션 발표자로 나선 정지훈 아시아투지캐피탈 창업파트너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한국 사회에 AI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AI가 노동력 부족을 메우고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높일 유일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개막일 기조연설을 한 짐 하게만 스나베 지멘스 이사회 의장은 “AI가 ‘지능의 민주화’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바꿀 것”이라며 “이제 한계를 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이라고 강조했다. AI와 공존하는 시대의 핵심 가치는 새로운 꿈을 꾸는 상상력, 즉 ‘인간다움’이라는 진단이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도 단순히 AI 기술에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다. AI를 사용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그 결과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문해력과 전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하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조언처럼 AI를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력과 인문학적 통찰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정부는 미국 중국 등과 함께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내년에만 10조원 이상을 AI 인프라 확충과 반도체 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예산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해도 이를 이끌어갈 인재가 없으면 이는 모래 위의 성과 다름없다. 인구재앙을 딛고 구조개혁에 성공하기 위해 AI와 공존하는 지혜와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