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창업 지원 경쟁률 급등 이면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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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실패해본 사업가라면 그 뼈저린 기억과 함께 작은 도움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너무 잘 안다. 아마 그때 형성된 기억이 이후 삶 전체를 지배할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시행 중인 재도전성공패키지 지원사업은 폐업의 쓰라린 경험을 성공이란 기쁨으로 뒤바꾸는 '국민 인생전환 프로그램'이라 할 것이다. 이 사업 경쟁률이 지난해 약 9대1에서 올해 20대1로 껑충 뛰었다고 한다.

패키지는 우리 국민 중 폐업 이력을 가진 재창업 도전자에게 사업화 자금으로 최대 1억원을 지원하고 실패 원인 분석부터 재창업 아이템 교육, 전문가 멘토링까지 묶음으로 제공한다. 당연히 혼자서 앞선 실패를 되풀이하는 누를 범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반응도 좋다고 한다.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앞장서 한번의 실패를 영구적 좌절이 아닌 재도전의 발판으로 만들어주는 우리 사회 분위기와 인식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이 사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재창업하는 사례가 확산되면 그만큼, 우리 사회 안전망 확충이란 의미도 적지 않다.

문제는 사업의 정책적 용도만 중시해 모든 현상을 성과로만 곡해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좋은 취지와 별개로 정책 방향이 흘러갈 수 있고, 결국 국민세금이 허투루 낭비되는 길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폐업자수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21년 88만4000여명이던 폐업자수는 2024년 100만7000여명으로 늘었다. 자진 폐업이든, 불가피한 폐업이든 폐업자 100만명 시대는 결코 달갑지 않은 시대상이다.

이같은 폐업자 중 상당수가 재도전 성공패키지에 몰렸을 개연성이 크다. 물론 이들도 분명히 보호받을 대상이다. 지원받을 권리도 가졌다. 하지만, 정책적으로는 이들의 실패 원인과 우리 사회 소규모 사업장 폐업 증가의 근본 줄기를 정확히 뜯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창업은 좀 더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우리 사회·시장흐름을 반영한 방향으로 추천되고 지원되도록 고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높아진 지원 경쟁률만을 놓고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인구 구조·경제 시스템을 면밀히 분석해 1~2인 소규모라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영역을 만들고 창출해주는 정부 역할이 더없이 중요하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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