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포용금융 실적이 부진한 은행 등 금융회사에 서민금융 출연금을 더 물리는 내용의 ‘포용적 금융 대전환’ 방안을 어제 발표했다. 출연료율 인상을 통해 정책서민금융을 위한 금융권 출연금을 연간 2000억원가량 더 걷기로 하면서 일종의 페널티 제도까지 새로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말을 안 들으면 부담을 더 지우겠다는 압박이나 다름없다.
이번 방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영역 같다”고 지적한 뒤 나온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이런 정부 기조에 맞춰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확대 방안도 별도로 내놨다. 관치금융 논란 속에서도 저신용자 금리 인하 등 당국의 정책에 협조해 온 금융권에 대놓고 ‘징벌적 출연금’ 으름장을 놓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징벌적 금전 압박을 강화하는 흐름은 지난해 말 발표한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기업인을 전과자로 만드는 형사처벌을 줄이는 대가로 내세운 과징금 수위는 기업들의 예상을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시 과징금을 매출의 6%에서 20%로 3배 이상 올리고 담합은 30%까지 때리겠다고 한다. 정액 과징금 상한도 현행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10배 높이기로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선 매출의 10%를 징벌적 과징금으로 매기겠다고 한다. 사고의 원인 규명이나 보안 강화 노력에 대한 고려 없이 결과만으로 기업을 응징하겠다는 편의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영업이익이 아니라 매출을 기준으로 최대 3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단 한 번의 사고로 기업의 문을 닫으라는 소리와 같다. 이익률이 낮은 업종이나 중소기업은 감당조차 불가능한 액수다. 형벌을 없애는 대신이라지만 실질적으로는 형사처벌보다 더 가혹한 징벌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헌법상 과잉 금지의 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 정부는 당초 규제 완화, 형벌 완화가 기업 활력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취지를 다시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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