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평균 공동주택(아파트, 다세대, 연립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9.16% 올랐다고 한다. 서울은 18.67% 뛰어 유일하게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서울 공시가격 상승률은 부동산시장 활황기인 2021년(19.91%) 후 최고치다. 2005년 공동주택 공시제도 도입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지난해 서울 집값이 폭등한 만큼 이번 공시가격 급등은 예고된 일이다.
주목할 점은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지난해와 같은 69%로 동결했다는 것이다. 순수하게 집값 상승분만으로 공시가격이 급등했다는 뜻이다. 서울에서도 자치구별 격차는 뚜렷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24.7%, 용산·성동·마포 등 한강 인접 8개 구는 23.13% 치솟았다. 나머지 14개 구는 6.9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이 3.37%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집값 상승은 ‘서울, 그중에서도 일부 지역 고가 아파트’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같은 급격한 집값 상승이 보유세 부담 급증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강남권과 한강 벨트 주요 단지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보유세 부담이 40~5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른바 국평(전용면적 84㎡) 아파트도 보유세를 한 해 수천만원씩 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투기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들조차 이 세금은 피할 수 없다. 집값 급등을 방치 또는 야기한 ‘주택정책 실패’의 결과다. 종부세 부과 대상(1주택자 기준)인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은 지난해 약 31만8000가구에서 올해 약 48만7000가구로 53%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집값 급등이 ‘세 부담 쇼크’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아파트값이 물가상승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짧은 기간 과도한 집값 상승은 매매 시장뿐만 아니라 임대차(전·월세) 시장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정부는 집값이 적정 수준에서 안정화할 수 있도록 공급 확대와 투기 수요 관리에 힘써야 한다. 주택 가격 폭등이 조세 저항과 민생 경제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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