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도권의 주택 착공 물량은 3만7170채에 그쳤다. 정부가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 채, 연평균 27만 채의 주택을 착공하겠다고 했는데, 한 달 평균 1만 채도 못 지었다. 목표에 한참 미달한 것이다. 서울은 같은 기간 주택 착공이 전년 대비 16.0% 줄었다. 4월만 놓고 보면 45.5% 급감했다. 이렇게 말 따로 현실 따로라면 무주택자들에게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어떻게 얘기할 수 있나.
민간 주택 건설은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몇 년째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공 주택 공급이라도 속도를 내야 하지만 총대를 메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8개월째 수장 공백 상태다. 사장 직무대행이던 부사장마저 1월 사표를 내 ‘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LH의 매입 임대 실적은 지난해까지 5년간 목표의 64.8%에 그쳤다.
민간과 공공 주택 공급이 동시에 차질을 빚는 비상 상황인데도 정부가 도심 공공 주택 공급의 핵심 입지로 꼽은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1만 채와 경기 과천시 경마장·방첩사령부 땅의 9800채 공급 계획은 지방자치단체의 반대로 지지부진하다. 국토부의 정책 조율과 실행력 부재에 1차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도심 사무실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주택보다 사무용 빌딩 건설을 고집하는 서울시나 ‘경마공원 이전 불가’ 선거 공약까지 내걸고 당선된 과천시장도 심각한 주택난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적어도 2∼3년간은 (수요가) 더 몰려올 거 같다”고 우려했다. 뻔히 위기가 예상되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가 막상 닥치면 쩔쩔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연다고 한다. 지금은 흰 고양이인지 검은 고양이인지 따질 때가 아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가용한 대안과 정책은 모두 검토하고 총동원해야 한다. 말 그대로 ‘닥치고 주택 공급’을 위한 총력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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