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을 통해 징계 수위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그제 윤리심판원에 출석해 의혹 대부분을 부인하며 “13건 중 11건은 이미 징계 시효(3년)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대한항공 고가 숙박권 수수 및 쿠팡 접대 논란 등을 거론하며 “시효가 남은 사안만으로도 제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논란 가운데 가장 중대한 건 ‘공천 헌금’ 의혹이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당시 민주당 의원 측이 1억 원을 받은 걸 김 전 원내대표가 알고도 묵인한 정황이 음성파일로 공개된 것이다.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이 2020년 남편 지역구 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 원의 공천 헌금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자금 제공자의 직접 증언도 나왔다. 공천 헌금은 민의로 선출돼야 할 공직을 사고파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 범죄다. 윤리심판원이 “시효가 지나도 양형 판단에 참고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이 의혹을 제명 결정에 반영한 것도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한 판단일 것이다.
또 공천 헌금을 비롯한 의혹 상당수는 구체적인 일시와 증언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수사권이 없는 윤리심판원이 당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정치적 책임을 엄히 묻기에 충분하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본인 주장대로 억울한 게 있다면 수사나 재판을 통해 결백을 입증한 후 당에 돌아오면 된다.그럼에도 김 전 원내대표는 “한 달만 기다려 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느냐”며 버티고 있다. 한 달 안에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리 없으니, 시간을 벌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거대 여당의 입법 활동을 전면에서 이끌던 원내대표 출신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구차한 행태에 혀를 차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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