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재판부는 내란사건 피고인들이 12·3 계엄은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고 강변하면서 내세운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계엄 포고령은 헌법과 법률을 소멸시키려는 목적, 즉 ‘국헌을 문란케 할 목적’으로 발령한 것이며, 다수의 군병력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관위 등을 점거하고 출입을 막은 것은 ‘한 지역의 평온을 해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재판부가 내란죄의 법률적 구성요건에만 국한하지 않고 12·3 계엄의 위험성에 대해 강한 어조로 지적한 것도 눈길을 끈다. 친위쿠데타에 해당하는 12·3 계엄은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국민이 가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신념 자체를 뿌리째 흔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내란이 발생했던 40여 년 전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가 내란으로 인한 충격이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도 했다.
재판부가 한 전 총리에 대한 중형 선고 이유로 “피해 발생이 경미했다거나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됐다는 사정을 깊이 고려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다른 내란 재판 피고인들에게도 ‘아픈 진실’이다. 재판부는 12·3 내란이 사망자 없이 몇 시간 만에 종료된 것은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선 국민의 용기’ ‘위법한 지시와 명령에 저항하거나 어쩔 수 없이 따르더라도 소극적으로 참여한 일부 군인과 경찰의 행동’ 덕분이라고 봤다. “내란 가담자에 의한 것이 아니다”란 것이다. 이는 재판부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민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한 바다.한 전 총리는 50년 공직에 몸담은 고위공직자로서 국가나 국민보다 자신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선택을 했다. 그에 대한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이 이번 판결이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헌법과 법률을 준수할 의무를 지고서도 그것을 끝내 외면했다”면서 최후진술에서 한 사과의 진정성조차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내란 행위가 다시 벌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번 판결이 내란에 대한 철저한 단죄도 단죄지만, 공직의 무거움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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