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RHQ) 입지 선호도 조사에서 한국이 싱가포르와 홍콩 다음으로 3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암참 회원사 가운데 60여 개 기업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다. 입지 선호도에서 홍콩에도 밀린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싱가포르가 선택률 58.8%로 압도적 1위였고 홍콩과 한국을 고른 비율은 각각 17.6%와 11.8%로 나타났다. 암참은 매년 회원사를 대상으로 경영환경 설문조사를 벌여 ‘국내 비즈니스 환경 인사이트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설문 방식의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눈여겨볼 대목이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입지 선호도 순위 자체가 아니라 한국의 기업경영 환경에 대한 외국인 투자기업의 인식이다. 암참은 한국이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받지만, 규제와 노동 제도 등에서 입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를 보면 70% 가까운 기업이 한국의 규제 환경을 ‘제약적’ 또는 ‘매우 제약적’이라고 평가했다. ‘노동 정책 및 노동 유연성 부족’(71%), ‘글로벌 기준과 다른 규제 문제’(61%)를 거론한 기업도 많았다.
정부가 반복적으로 ‘투자 환경 개선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의 말과 행동이 달랐던 탓도 없지 않다. 산업재해 발생 때 경영진에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뿐만 아니라 하청 노조와의 교섭이 일상화할 수 있는 노란봉투법도 별다른 보완 없이 시행됐다. 암참 등이 국회를 찾아 큰 우려를 제기했지만 소용없었다. “한국에선 최고경영자(CEO)가 완벽하게 책임질 수 없는 문제로 감옥 가는 경우가 많다”는 호소까지 나왔지만 그뿐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규제합리화위원회 첫 회의에서 “지금 규제는 현장 필요보다는 규제당국의 필요에 의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첨단산업 분야 등에서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외국인 투자 기업이 느끼는 높은 규제 강도를 국내 기업이라고 체감하지 않을 리 없다. 외국 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한국에서 사업하는 게 족쇄가 돼서는 안 된다. 일자리와 국부의 원천인 기업이 뛸 수 있도록 돕는 게 정부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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