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노인 빈곤을 줄이기 위해 기초연금을 ‘하후상박으로 개편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SNS를 통해 제안했다. 향후 월 수령액 증액 시 저소득층 노인에게 더 많이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취지다. 빠른 고령화와 급속한 재정 부담 증대로 위기감이 증폭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차등 지급이라는 ‘정치적 부담이 큰 카드’를 과감히 제시한 점은 환영한다.
기초연금은 ‘노인층 빈곤 해소’를 주요 목적으로 2008년 시행됐다. 이후 중산층을 포함한 노인들의 기본소득처럼 변질되고 있다. 제도 도입 당시 월 10만원이던 1인당 지급액은 선거 때마다 높아져 단계적으로 월 40만원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그러다 보니 올해 예산이 27조4000억원으로 정부 단일 복지사업 중 최대 규모가 됐고 2050년이면 125조4000억원을 집어삼킬 ‘재정 블랙홀’을 예약한 상태다.
가파른 고령화 속에서 제도가 지속되려면 차등 지급을 넘어서는 과감하고 근본적인 접근이 필수다. ‘65세 이상 노인 하위 70%’로 정해진 지급 대상을 축소해 선별 지원으로 가야 한다. 지급 대상 축소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저명 연구기관의 일치된 권고이기도 하다. 노인 10명 중 7명에게 지급하는 현재의 ‘퍼주기식 구조’는 불평등을 오히려 심화하는 요인으로도 지적된다.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이론적으로 독거노인은 5600만원, 맞벌이 노인은 9500만원(부부 합산)의 연봉에도 수급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꾸준히 하향세를 보이던 상대적 빈곤율이 2024년부터 상승 반전한 데는 고소득 노인에게까지 기초연금을 지급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거론된다.
대통령이 SNS로 불쑥 던지는 식의 ‘톱다운 의사결정’은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기초연금은 고령화시대 나라의 복지 수준을 좌우할 중대한 핵심 현안이다. 국민연금과의 연계 등 난제가 산적한 만큼 대통령이 방향을 정하기보다는 공론장에서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국회가 가동 중인 연금특위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전문가, 개편 방안을 심도 있게 연구 중인 관료들이 소신껏 결정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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