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로 인정받은 여자당구…김가영 "오랜 꿈이 이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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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올림픽' 종목 선수 최초로 여성체육대상 수상

이미지 확대 시상식이 끝난 뒤 환하게 미소를 보인 김가영

시상식이 끝난 뒤 환하게 미소를 보인 김가영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당구가 스포츠로 인정받게 만들고 싶다는 꿈이 오늘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습니다."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한국 여성 체육인으로서 최고의 영예를 안은 뒤 전한 벅찬 소감이다.

김가영은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7회 윤곡 김운용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올림픽 종목이 아닌 종목의 선수가 이 상의 대상을 받은 것은 김가영이 최초다.

시상식 직후 만난 김가영은 "이런 뜻깊은 상을 받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다. 사실 생각지도 못했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비 올림픽 종목 최초 수상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더욱 내가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이미지 확대 여성체육대상을 받은 김가영

여성체육대상을 받은 김가영

[PB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당구에 대한 편견과 싸워온 지난 세월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기에 이번 수상은 김가영에게 더 값지다.

그는 "1997년 선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당구가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이 아니었고, 부정적인 시선도 많았다"고 회상하며 "그때부터 '내 종목을 우리나라에서 스포츠로 인정받게 만들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해도 인식이 쉽게 바뀌지는 않아 항상 아쉬움이 있었고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서는 순간 제 꿈이 어느 정도는 이뤄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프로당구(LPBA) 무대를 평정하고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지만, 이번 상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김가영은 "LPBA 우승이 당구 선수들 사이에서 1등을 한 것이라면, 이 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체육인 중에서 제일 좋은 상을 받은 것"이라며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어느덧 베테랑이 되었지만, 김가영의 시선은 여전히 더 높은 곳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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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우승의 기쁨

(서울=연합뉴스)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7일 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4차 투어 'SY 베리테옴므 PBA-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를 상대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9.8 [PB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그는 "선수 생활을 하는 그날까지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갈 수 있는 최대한 높은 곳까지 가보는 게 목표"라며 "선수로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도자로서 후배 양성에도 힘써 당구가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포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함께 큐를 잡고 있는 동료와 후배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김가영은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하면 어떤 것도 이뤄낼 수 있다"면서 "나도 힘을 보탤 테니 다 같이 멋진 당구계를 만들어보자"고 독려했다.

현재 진행 중인 LPBA 시즌 마지막 정규 투어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승부사'의 눈빛이 다시 빛났다.

김가영은 이날 오전에 열린 웰컴저축은행 LPBA 챔피언십 64강전에서 이은희에 22-20으로 승리하고 32강 티켓을 획득했다.

김가영은 "대회에 참가하면 무조건 1등을 해야 한다. 1등을 안 하려면 참가하는 의미가 없다"며 "죽기 아니면 살기로 임하는 마음가짐은 변함없다. 좋은 결과가 따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6일 19시1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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