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한국 CDA 2.0 2028년까지 연장…제조 넘어 AI 지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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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까지 늘어난 CDA 2.0…한국형 AI 전환 지원 본격화
LG·네이버클라우드·국방망으로 넓어진 협력 무대
로봇·스타트업·교육까지…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

클래런스 바르보사 시스코 아시아태평양 디지털 임팩트 오피스 매니징 디렉터가 지난 23일 서울 강남 시스코코리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시스코 제공

클래런스 바르보사 시스코 아시아태평양 디지털 임팩트 오피스 매니징 디렉터가 지난 23일 서울 강남 시스코코리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시스코 제공

LG전자는 지난해 평택공장에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폐쇄회로(CC) TV를 도입했다. 작업자 낙상이나 공장 내 이상 상황을 스스로 감지해 관리자에게 알린다.

공장 내부에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전달돼야 하는 이 시스템은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 시스코의 국가 디지털 전환 지원 프로그램인 ‘CDA(Country Digital Acceleration)’가 한국 제조 현장에 적용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최근 시스코는 국내 기업과 정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CDA 2.0 사업을 2028년까지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제조와 인프라 중심이던 협력 범위를 AI까지 넓혀 한국형 디지털 전환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클래런스 바르보사 시스코 아시아태평양 디지털 임팩트 오피스 매니징 디렉터는 23일 인터뷰에서 “제조 역량과 정보기술(IT) 인프라가 강한 한국과 뛰어난 네트워크 기술을 보유한 시스코의 협력 범위는 매우 넓다”고 말했다.

한국 산업 강점과 우선순위 맞춘 기술 협력

시스코가 2015년 시작한 CDA는 각국 정부와 산업계의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설계·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장비 대여료 등 최소한의 비용만 받고 협력에 따른 이득은 대상 기업·기관과 나눈다. 기술 교육 등은 무상으로 제공한다.

지금까지 57개국에서 1700개 이상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2020년 CDA 1.0이 시작됐고, 통상 3년 단위로 운영되는 사업 구조에 따라 2023년 2월 CDA 2.0으로 확대됐다.

LG전자 AI사업부는 시스코와 협력해 시스코의 클라우드 기반 네트워크 플랫폼 ‘머라키’와 LG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CCTV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장 내부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지연 없이 안정적으로 전송해야 하는 만큼, 네트워크 인프라가 서비스의 핵심 기반이 됐다.

CDA는 제조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스코는 1.0 사업에서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한국 기업들의 클라우드·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2019년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협력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방 부문에서는 시스코 기술 기반의 차기 국방광대역통합망(M-BcN)이 전국 2000여 개 군부대에서 운영되고 있다. 민간 제조와 클라우드, 공공 인프라, 국방 네트워크를 잇는 방향으로 CDA의 외연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CDA 1.0은 이후 디지털 금융 등 새로운 분야가 추가되고 투자 규모도 두 배로 커지면서 2.0으로 개편됐다.

최근 CDA 2.0은 2년 연장 됐다. AI 확산과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커지면서 협력 범위를 더 넓힐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바르보사 디렉터는 각국 산업 구조와 정책 우선순위에 맞추는 기술·파트너십 설계를 CDA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모든 나라에 같은 답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이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는지에 맞춰 기술과 파트너십을 정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브로드밴드, 모바일, 자율로봇 등 첨단 기술 도입이 빠른 국가"라며 제조업, 디지털 인프라, 교육, AI를 주요 협력 축으로 제시했다.

특히 피지컬 AI 확산과 함께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연결 인프라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봇, 스마트 제조, 자율주행, 산업 자동화 같은 피지컬 AI는 센서와 카메라, 각종 디바이스가 쏟아내는 데이터를 지연 없이 안정적으로 전송해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르보사 디렉터는 “피지컬 AI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넥티비티”라며 “안전하고 확장 가능하며 데이터가 끊김 없이 오갈 수 있게 하는 인프라 영역에서 시스코가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스코는 회사 차원의 미래 기술 핵심 트렌드로 초연결, 보안, AI, 양자를 꼽고 있다.

이 같은 방향은 국내 로봇 기업과의 협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시스코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주차로봇 ‘파키’ 개발사 HL로보틱스와 무선 네트워크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스코의 무선 통신 솔루션 ‘CURWB’ 기술이 파키의 전용 무선 통신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양사는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서비스 제공과 상용화 확대 기반 마련에 나섰다.

판교 이노베이션 센터·인재양성까지 겨냥

시스코는 CDA의 국내 거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판교 경기 AI 혁신 클러스터에 문을 연 시스코 이노베이션 센터가 대표적이다. 이 센터에는 스마트 제조 자동화, 로보틱스, 고령층 돌봄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참여해 기술 실증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르보사 디렉터는 “센터에서는 산업 기술과 소비자 기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업들이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재 양성도 CDA의 핵심 축이다. 시스코가 1999년부터 사회공헌활동(CSR) 차원에서 운영해 온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는 지금까지 5만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프로그램 제공 기관은 전 세계 1만1700곳에 이르고, 3만명 이상의 강사가 195개국에서 21개 언어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시스코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경력 인증이나 취업에 도움을 받은 학생 비율이 9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네트워킹 아카데미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가상 인턴십 프로그램도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IT 분야 취업 전 실제 현장과 유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사이버보안 중심으로 시작된 해당 프로그램은 올해 시스코가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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