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데 걸을까, 달릴까…잠깐, 준비운동부터 합시다

1 month ago 10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며 건강을 챙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대표적인 가을철 운동으로는 걷기와 달리기가 꼽히며, 두 운동은 심폐기능 강화와 체중 관리, 면역력 향상 등 전신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을 준다.

◇ 걷기, 가장 손쉬운 전신 건강 관리법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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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장소와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꾸준한 걷기는 △심폐기능 강화 △혈액순환 촉진 △체지방 감소 △비만·고혈압·당뇨병 예방 △골다공증 예방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과적이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는 걷기가 인지능력 향상과 무릎 관절염 치료 효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허재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 관절염 치료 중이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도 하루 30분 이상 걷기를 권장한다”며 “걷기는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 일상생활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무릎관절 주변 통증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걷기를 하면 다리의 근육이 접혔다 펴지는 굴곡과 신전의 반복으로 허벅지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다. 허벅지 근육은 허리와 골반을 받쳐주고 하중을 분산해 무릎에 집중되지 않도록 돕고, 무릎 관절 주변을 둘러싸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기 때문에 무릎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작정 많이 걷는다면 오히려 관절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가벼운 걷기라도 무리하게 오랜 시간 걷는 것보다 천천히 거리와 시간을 늘려가면서 운동하는 것이 관절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바른 걸음걸이, 근골격계 질환 예방의 첫걸음

잘못된 걸음걸이는 척추와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어 퇴행성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가령 팔자걸음이나 안짱걸음이 대표적이다. 팔자걸음은 발끝이 바깥쪽으로 15도 이상 벌어진 보행을 뜻한다. 골반이 틀어질 수 있고, 허리가 과도하게 신전되고, 무릎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발끝이 안쪽으로 오므려진 채로 걷는 걸 안짱걸음이라고 한다. 이럴 땐 무릎 안쪽 연골이 손상돼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바르게 걷기 위해서는 가슴과 어깨를 펴고, 시선을 정면보다 약간 위로 두며, 발은 11자 보행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걸음은 뒤꿈치-발바닥-발끝 순서로 내딛고, 오르막에서는 상체를 숙이고 보폭을 줄이며, 내리막에서는 무릎을 굽혀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허 원장은 “잘못된 걸음걸이가 습관이 되면 관절에 누적 손상을 일으켜 결국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올바른 보행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러닝, 문화와 건강을 동시에

국내 러닝 인구가 약 1000만 명에 이르면서 단순 운동을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달리기는 전신 근육 발달과 심폐지구력 향상에 효과적이며, 장소·비용 제약이 적고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도 긍정적이다. 최근에는 숲길과 산길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이 각광받고 있으나, 불규칙한 지형 탓에 발목 염좌 등 부상 위험이 크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달리기는 전신 근육 발달과 심폐지구력 향상에 효과적이지만, 발목·아킬레스건 손상, 족저근막염 등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발목은 달릴 때 체중의 13배 하중을 받으며, 과사용으로 인한 아킬레스건염은 달리기 손상의 약 11%를 차지한다.

가장 흔한 달리기 부상으로는 발목 염좌가 있다. 발목 염좌는 주로 발목의 바깥쪽 복숭아뼈 주변에 있는 인대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목을 삔 후 복숭아뼈 주위로 통증이 있으면서 붓는다면 다른 질환도 염두에 둬야 하지만 우선 발목 염좌일 가능성이 크다. 운동 중 급성 손상으로 출혈이나 부종, 염증이 생겼을 경우 냉찜질을 하면 효과적이다. 하지만 발목을 접질린 후 초기 냉찜질을 했음에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부기가 더욱 심해지거나 출혈이 발생했을 때는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발목 염좌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특별히 외상을 입지 않아도 일상생활 속에서 계속 발목을 접질리는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도 대표적인 달리기 부상으로 꼽힌다. 발바닥에 무리를 주는 운동을 했을 때 발생하는 질환으로 오래 걷거나 무리하게 달리기했을 때 족저근막이 많이 당겨지거나 뒷꿈치 뼈와 지면 사이에서 족저근막 부착 부위가 반복적으로 손상을 입게 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발뒤꿈치 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연결되는 족저근막에 미세 손상 및 염증이 생겨 발바닥에 찢어질 듯한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은 대부분 발의 안쪽 아치에서 발뒤꿈치 뼈가 만져지는 위치에 생기며 진찰로 발바닥에 생기는 다른 질환들과 구별할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는 휴식·냉찜질·신발 교체 등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만, 만성화되면 체외충격파·주사치료,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최윤효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달리기와 마라톤은 준비운동과 올바른 습관만 지킨다면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며 “발목과 발바닥의 부담을 줄이는 맞춤형 신발, 체중 관리,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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