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추리소설 너머 현실을 이야기한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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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사진)가 지난달 23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68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부립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엔지니어로 일하던 1985년, 첫 장편 ‘방과 후’로 일본 추리 문학계 최고 권위의 신인상인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으며 데뷔했습니다.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쳤지만 1998년 장편소설 ‘비밀’을 출간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도약했습니다. 이후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가 됐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국내에서 170만 부 이상 팔렸고,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방황하는 칼날’ 등은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그의 작품은 41개국에서 번역·출간되며 세계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쉼 없이 쓰는 작가였습니다. 공저를 제외하고도 100편이 넘는 작품을 발표했고, 암 투병 중에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신작 출간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든 것은 베스트셀러나 다작, 화려한 수상 기록이 아닙니다. 독창적인 작품 세계 때문입니다. 기존 추리소설이 범인을 찾는 데 집중했다면, 그의 소설은 그 범죄가 왜 일어났고, 사람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끝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죄책감과 사랑, 희생, 가족, 용서 같은 보편적인 감정을 치밀한 추리 속에 녹여냈습니다. 추리의 형식을 빌렸지만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사랑과 희생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는 타인의 고민에 귀 기울이는 공감과 위로를 담아냈습니다. 그의 작품은 추리 문학의 문법도 바꾸었다는 평을 듣습니다. ‘누가 범인인가’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를 물으면서 일본 추리소설의 외연을 넓혔습니다. 논리적인 추리와 깊이 있는 심리 묘사가 함께하는 그의 작품은 일본을 넘어 아시아 추리 문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평생 범인을 찾는 소설을 썼지만, 끝내 독자에게 남긴 것은 사람의 마음이었습니다. 그것이 히가시노 게이고가 시대와 국경을 넘어 사랑받은 이유일 것입니다. 이의진 도선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 dongA.com All r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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