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떼 칼럼] 숨 막히는 더위 잊게하는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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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더위가 시작됐다. 타오르는 한낮의 햇볕은 높은 습도와 이글거리는 도심의 지열과 섞여 사람의 숨을 턱턱 막는다.수영복과 알록달록한 비치웨어를 캐리어에 챙겨 넣고 챙 넓은 모자를 쓴 채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차라리 휴가를 가을이나 겨울로 미루고 시원한 카페에서 책이나 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며 올해도 여름을 집에서 보내기로 결정한다.스웨덴 화가 칼 라르손(1853~1919)의 ‘벤치에 누워 있는 여인’을 보면 이런 게으른 변명이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 속 여성은 큰 나무 그늘 밑에 있는 벤치에 한가롭게 누워서 책을 보고 있다. 나무 벤치 위에 매트를 깔고 머리에 큰 쿠션까지 벤 걸로 보면 ‘오늘 오후는 종일 누워서 책이나 볼 거야’ 하고 아예 작정하고 나온 듯싶다.라르손은 스웨덴 스톡홀름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한때 노숙을 해야 할 정도로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나 일찌감치 미술에 재능을 보여 스웨덴 왕립 미술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는 예술의 본고장에서 성공과 명성을 얻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마네를 위시해 모네, 드가, 르누아르, 모리소, 시슬레 등 쟁쟁한 인상파 화가가 앞다퉈 등장하던 1870년대 프랑스 파리에 외국인 화가가 설 자리는 없었다.파리의 스웨덴 유학생 모임에서 역시 화가 지망생인 카린 베르구를 만나 결혼한 라르손은 아내 카린의 고향 순트보른으로 돌아온다. 카린의 부모는 딸 부부에게 작은 집을 물려줬다. ‘릴라 히트나스’라고 이름 붙인 이 집을 고치고 증축하며 라르손 부부는 여덟 명의 자녀를 낳았다.집을 건사하고 많은 아이를 키우는 동안 아내 카린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확실한 점은 라르손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집과 가족, 자연이라는 주제에 천착하며 스스로의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는 것이다.주로 수채화로 그린 라르손의 그림은 북유럽 시골 마을에서의 삶, 한적하고 조용하지만 나름의 충만함으로 가득하던 일상을 느끼게 해준다. 라르손 일가가 안온한 삶을 누린 릴라 히트나스는 지금 라르손 기념관이 됐다. 북유럽 특유의 감성을 담은 라르손의 일러스트가 스웨덴 가구 회사 ‘이케아’의 디자인 모델이 됐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명성보다는 안온함을, 화려한 도시보다는 소박한 시골 생활을 그린 라르손의 그림은 동시대를 산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1843~1907)의 피아노 음악을 떠올리게 한다. 차이콥스키로 하여금 “대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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