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미나이 얹은 '시리 AI' 공개⋯2년 지연 끝 반격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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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사진·메일 맥락 인식해 일정 등록까지 수행
온디바이스·비공개 클라우드 강조⋯"새로운 한 방은 부족" 평가도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애플이 구글 제미나이 모델을 통합한 새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시리 AI'를 공개했다. 그동안 출시가 지연됐던 차세대 시리 기능을 전면 개편하며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만회하겠다는 구상이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기조연설에서 시리 AI를 포함한 주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애플 플랫폼 엡데이트 이미지. [사진=애플]애플 플랫폼 엡데이트 이미지. [사진=애플]

새 시리는 기존 음성비서 기능을 넘어 화면에 표시된 정보와 사진, 이메일, 메시지 등 이용자 기기 안의 맥락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인터넷 검색을 통한 외부 정보도 활용해 답변할 수 있다.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달력에 일정을 추가하거나, 미리 알림 앱에 할 일을 등록하는 등 실제 작업 수행 기능도 강화됐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특정 공연 일정과 관람권 구매 방법을 물으면 시리가 공연 정보를 찾아 답변하고, 추첨 신청일에 맞춰 알림을 등록할 수 있다.

친구가 문자메시지로 보낸 새 주소를 저장하지 않았더라도 관련 메시지를 찾아 알려주는 기능도 제공된다. 지난주 여행에서 촬영한 사진을 찾아달라는 요청에는 사진첩을 분석해 조건에 맞는 이미지를 제시한다.

시리의 이용 방식도 챗봇 형태에 가까워진다. 기존에는 시리와의 대화가 일회성으로 처리됐지만, 앞으로는 과거 대화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록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애플 기기 간 동기화된다. 이용자는 시리의 응답 속도나 감정 표현 수준 등도 조정할 수 있다. 받아쓰기 기능에서는 철자와 구두점 정확도가 개선됐다.

애플은 '시각 지능(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도 확대했다. 아이폰 카메라로 음식을 비추면 영양 정보를 제공하고, 영수증을 촬영하면 여러 명이 각자 먹은 메뉴 기준으로 금액을 나누는 기능 등을 지원한다.

항공사와 통화하며 비행편을 변경할 때는 통화 내용을 인식하고 이메일에서 예약 코드를 찾아 보여주는 방식도 적용된다. 집 안 카메라에서 움직임이 감지되면 상황을 분석해 택배 도착 여부 등을 알려주는 기능도 포함됐다.

애플 플랫폼 엡데이트 이미지. [사진=애플]메시지 앱이 사용자가 진행 중인 대화의 맥락에 따라 탭 한 번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연관 옵션을 제안하고, 메일의 제안 기능도 한층 더 강력해진다. [사진=애플]

사파리 웹브라우저에서는 특정 웹페이지의 변경 사항을 감지해 알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사진 편집 기능도 강화돼 촬영한 사진의 구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AI를 활용해 다른 각도에서 찍은 것처럼 보정할 수 있다.

애플은 이번 AI 기능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은 "대부분의 AI 제공업체는 데이터 보호 책임을 사용자에게 떠넘기지만, 애플은 온디바이스 AI와 비공개 클라우드를 통해 애플을 포함한 누구도 이용자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저장할 수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시리 AI는 개발자용 시험판 운영체제에는 이날부터 적용된다. 일반 이용자 대상 공개는 올가을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상당수 기능은 영어를 우선 지원하고, 이후 대상 언어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과 중국에서는 디지털시장법(DMA)과 현지 규제 영향으로 출시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 운영체제 iOS27과 '골든게이트'라는 이름의 새 맥OS도 공개했다.

새 운영체제에는 중앙처리장치(CPU) 스케줄러가 적용돼 처리 성능을 높였고, 필요한 데이터를 미리 불러오는 방식으로 앱 실행과 사진 불러오기 속도를 개선했다. iOS27은 지난 2019년 출시된 아이폰11까지 지원한다.

자녀 보호 기능도 강화됐다. 부모는 자녀의 기기 이용 시간, 연락 가능한 대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여부 등을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

학교 수업 시간에는 접근 가능한 앱을 제한하고, 주말에는 제한 범위를 완화하는 등 시간대별 관리도 가능해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애플은 언제나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지향해왔다"며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애플이 AI 모델 자체 경쟁보다 구글 제미나이 통합을 택했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일부 기능은 2년 전 WWDC에서 예고됐던 내용이 뒤늦게 적용된 성격이 강해, 시장이 기대한 새로운 한 방(혁신 요소)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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