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통증까지 관장하는 뇌
뇌는 신체 신호의 해석, 통제 기관… 뇌신경 손상-신호 전달체계 오류
만성 통증 불러 삶의 질 떨어뜨려… 단순히 통증 부위 치료로 접근 시
만성 통증, 정신적 합병증 못 잡아… 뇌 회로 기능 정상화가 핵심 될 것

영화 속 이 장면에서도 강조한 것처럼 뇌는 신체의 많은 프로세스를 관장하는 기관이다. 그리고 뇌는 통증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신경병성 통증’은 신경계의 손상이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통증이다. 타는 듯한 느낌, 저림, 찌릿거림 등 불쾌한 감각을 유발한다. 가벼운 접촉에도 통증이 느껴지거나 자극 없이도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당뇨병성 신경통, 대상포진 후 신경통, 좌골신경통 등이 대표적이다. 당뇨병이나 대상포진 바이러스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거나, 허리 디스크 등으로 좌골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발생한다. 팔이나 다리를 절단한 환자들이 없어진 신체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현상인 ‘환지통’도 이에 해당한다. 뇌가 상실된 신체 부위로 보낸 신호에 적절한 피드백을 받지 못하거나, 사라진 신체 부위에 맞춰 신호 전달 체계를 새로 정립하는 과정에서 신경 신호를 잘못 해독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두 유형의 통증에 명확하게 해당하지 않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2017년 국제통증학회는 명확한 조직이나 신경계 손상, 질병 없이 나타나는 만성 통증을 ‘침해수용성 가소성 통증’으로 새롭게 분류했다. 중추신경계에서 통증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이 변화해 작은 자극에도 민감도가 증가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섬유근육통은 만성적으로 전신근육과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통증 신호에 만성적으로 민감해져 발생한다고 추정되며 피로감, 수면장애, 인지장애 등을 동반한다. 이 밖에도 방광통증증후군, 만성 요통 등이 이에 속한다.

피부나 근육 등 신체 부위가 열이나 강한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감각신경이 활성화돼 전기 신호를 생성하고, 이 신호는 척수를 거쳐 뇌로 전달된다. 뇌의 시상에서 신호를 받아 감각중추로 전달되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강한 통증 신호는 통증 회로를 따라 전달되고 약한 감각은 위치감각 회로를 따라 전달된다. 말초신경, 척수, 뇌에 걸친 이러한 통증 신호 처리 신경망의 건강을 유지하려면 그 기능을 확인하고 문제가 생기면 치료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슈퍼맨은 자신의 클론 울트라맨을 상대로 뇌의 역할을 하는 드론을 제거해 그를 물리쳤다. 이처럼 통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통증을 관장하는 뇌 회로 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 이것이 미래 통증 관리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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