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우경임]‘F1 드라이버’만 남을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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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임 논설위원 “F1 드라이버는 살아남고 우버 기사는 사라지는 거죠.” 최근 취재한 인공지능(AI) 전문가는 AI가 바꿀 일자리 시장을 F1 드라이버와 우버 기사에 빗대 설명했다. AI에 일을 시킬 수 있는 숙련도 높고 탁월한 인재는 살아남는다. 하지만 숙련도 낮고 평범한 우버 기사는 언제든지 자율주행으로 대체될 수 있다. AI는 시장 조사와 보고서 작성, 회계 정리, 판례 검색 등 매일 반복되고 예측 가능한 업무부터 삼키고 있다. 경력 5년 이내 주니어들이 맡아 일을 배우고 의사 결정을 하는 관리직으로 가는 경로에 있는 업무들이다. AI가 그 경로에 버티고 서서 청년들이 숙련도를 쌓을 기회를 채간 것이다. 청년 일자리 지표의 낯선 숫자들 최근 청년 일자리 지표들에선 낯선 숫자들이 등장한다. 올해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15∼29세)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였다. 그중 3년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 백수도 5명 중 1명이었다. 2000년대 들어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 없는 성장’이 시작됐고, 2010년대 들어 노동시장 경직성에 대응한 기업의 ‘경력직 선호’로 청년 일자리는 한 줌 남아 있던 터였다. 이젠 AI가 한 줌의 청년 일자리를 아찔한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AI는 그나마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고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던 화이트칼라 일자리부터 대체했다. 변호사, 회계사 등 면허도 소용없다. 정보기술(IT) 업종과 전문·과학·기술 등 전문직 분야 20대 종사자가 올해 8만 명 가까이 줄었다. 청년들은 “뽑는 곳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중소기업도 신입 사원 1명을 뽑는 공고를 띄우면 수백 명이 몰린다고 한다. 노동시장의 문이 닫히려고 하자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청년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경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취업 사교육이 성행하고 저임금 인턴을 전전한다. 경력직만 뽑는 기업이 절감한 신입 교육 비용이 사실상 청년에게 전가된 셈이다. 무급으로 도제식 교육을 받던 시절로 돌아가거나, 기업에 수업료를 내고 일을 배워야 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AI 공습’에 청년을 방패 삼아 20대에 경력 공백으로 숙련도를 쌓지 못하면 저임금 일자리를 불안정하게 떠돌거나 아예 노동시장에서 퇴출당한다. 현재 소득뿐만 아니라 연금 등 미래 소득도 줄어든다. 취업 실패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느끼는 청년들은 우울, 불안에 시달리고 은둔, 고립으로 빠져든다. 정말 청년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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