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뒷바라지에 너무 바빴던 아빠
김 의원은 당무 보랴, 지역구 챙기랴 바쁜 와중에도 두 아들을 위해 ‘슈퍼맨’처럼 움직였던 것 같다. 김 의원의 장남은 4차례 국가정보원 공채에 응시한 끝에 2016년 합격했다. 장남이 2014년 공채에서 탈락하자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이 국정원에 불합격 처분 취소를 지속해서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16년 김 의원의 아내가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게 낙방에 항의하는 통화 녹취록도 공개됐다. 이 실장은 “경력직을 추가로 뽑을 것이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했다. 이 통화 넉 달 뒤 장남은 합격했다. 장남은 입사 9년 차인 2024년 극비리에 수행해야 할 국정원 업무를 아버지를 통해 보좌관에게 ‘외주’를 준 정황도 드러났다.
그간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 차남은 2023년 3월 대학과 기업이 계약을 맺고 직원을 교육하는 계약학과인 숭실대 혁신경영학과에 편입했다. 그 방법이 기발했다. 차남은 편입하기 전에 A기업에 취업했다가 10개월을 채우고 그만뒀다고 한다. 김 의원이 숭실대 총장을 직접 만나 편입 방법을 문의했고, A기업 대표에게 취업 청탁 전화를 했던 정황을 볼 때 편입 조건을 갖추려는 위장 취업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차남은 졸업 후에 ‘빗썸’에 취직했는데 이때도 김 의원이 차남의 이력서를 들고 다녔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보도됐다.청년 인턴에는 갑질, 자식은 애지중지
이 후보자의 모성애도 아들을 위해 국회의원을 했나 싶은 김 의원의 부성애 못지않다. 장남의 ‘위장 미혼’으로 가점을 얻어 로또 아파트에 당첨된 건 ‘부모 찬스’가 아닌 ‘아들 찬스’라 치자. 차남과 삼남은 집에서 가까운 지역아동센터와 경찰서에서 각각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했다. 앞으로 사실 확인이 필요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곳은 이들이 근무를 시작한 해부터 공익요원을 받았다. 이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삼남 근무지로 수박을 배달하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고 한다. 자식 같은 의원실 인턴에게 “IQ가 한 자리냐” “널 죽였으면 좋겠다”며 막말을 퍼붓던 이 후보자지만 자식은 그저 안쓰러웠나 보다.
이 후보자의 아들 셋은 할머니로부터 서울 상가와 아파트, 비상장 주식을 고루 물려받았다. 당시 이들의 소득으로 미루어 볼 때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아 매매 대금을 치르고 세금을 냈을 것이란 의심이 존재한다. 이 후보자의 아들 셋은 이미 10억 원대 자산을 축적했다. 보통 청년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 격차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 김 의원과 이 후보자의 애끓는 자식 사랑은 청년들이 ‘부모 찬스’까지 동원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협소한 기회를 두고 끝없이 경쟁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남 탓할 줄 모르고, 반칙할 줄 모르고, 변명할 줄 모르는 많은 청년은 스스로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자책한다. 좌절이 깊어 주저앉고 만다. 이런 사회를 바꿀 책임이 있는 공직자가 공동체의 안녕보다 자식의 안녕만 챙기고 위법을 저지르고도 그 윤리의 타락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절망스럽다.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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