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유성열]독립과 감시의 균형… 선관위 존립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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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열 정치부 차장 정치인들을 만나 보면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일반인들은 단순 행정기관으로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선관위의 권한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정치인들은 ‘절대 권력’을 휘두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고 한다. 투·개표 관리부터 각종 행정 처분까지 선관위의 광범위한 권한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치인들은 선관위 권력의 원천으로 정치 활동 단속·고발권을 지목하기도 한다.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여부를 직접 판단하고 형사 고발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 누구나 감옥에 보내거나 당선을 무효화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집중된 권한에도 책임자는 없어 문제는 선관위가 독립적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견제와 감시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고 중앙선관위 국정감사는 형식적이다. 지역선관위는 국감도 받지 않는다. 예산을 지원하는 정부도 간섭할 수 없다. 법관이 맡는 선관위원장은 비상임이라 실권이 없다. 결국 아무도 통제하지 않는 선관위는 투표율 조작까지 감행할 정도로 부패해 버렸다. 독립성을 어느 정도 훼손하더라도 통제를 강화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중앙선관위 보고서 등에 따르면 각국의 선거관리기구는 한국과 같은 ‘독립형’, 정부가 직접 선거를 관리하는 ‘정부형’, 선거 사무와 규제·감독 기능을 분리한 ‘혼합형’으로 나뉜다. 해외 사례를 종합해 보면 이런 유형과 상관없이 외부에서 선거관리기구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체제를 촘촘하게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캐나다는 1920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독립형’ 선거관리기구인 선거관리청을 만들었다. 청장은 대법관급 신분과 10년 임기가 보장되는 상임직으로 ‘책임 경영’을 수행한다. 다만 선거 범죄 수사·공소권은 내부의 별도 조직으로 분산시켰다. 책임은 집중하되 권력은 분산해 독립과 견제의 균형을 맞춘 것이다. 한국도 대법관이 중앙선관위원장을 겸직하지만 비상임이라 실권이 없는 탓에 선거 관리가 부실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운 구조다. 그럼에도 한국의 선관위는 정치 활동 전반에 대한 단속·고발권을 갖고 있다. 캐나다 선거관리청은 연방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호주와 인도도 감사원이나 의회가 독립적 선거관리기구를 감사한다. 유독 한국만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막강한 권한을 주면서도 아무도 감독하지 않고 있다.독립과 감시의 균형점 찾아야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된 국가들은 정부가 직접 선거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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