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이미 업무에 챗GPT에 많이 활용돼…한국 B2B 시장 본격 공략"

6 days ago 2

국내 B2B 시장 공략 속도 가속화
국내 이용자 챗GPT 업무 활용 ↑
엔터프라이즈·API 두 가지 축 공략
"이달 삼성SDS와 채널 파트너 계약"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픈AI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픈AI

국내 생성형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앱) 1위 챗GPT 운영사 오픈AI가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해외 이용자와 차별화되는 국내 시장의 챗GPT 활용 방식에 주목한 것이다. 오픈AI는 한국 이용자들이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기업과 AX(AI 전환) 사업 시너지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는 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국가보다도 국내 사용자가 챗GPT를 업무 파트너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 생산자 향상을 위해 AI를 잘 활용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오픈AI에 따르면 한국 이용자의 28.5%는 챗GPT를 문서 작업과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했다. 이어 실용적인 조언(21.4%), 과업별 정보 탐색(15.6%)이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전 세계 이용자들은 실용적인 조언(28.8%)을 묻는데 챗GPT를 주로 활용했다.

오픈AI가 B2B 중심으로 국내 시장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픈AI는 개인이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면 기업도 업무 효율화를 위해 AX를 적극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AI 기술 효과 극대화에는 기업의 역할을 빼놓고 논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기업은 투자수익률(ROI)을 바탕으로 일해 이 부분은 저희에게도 좋은 자극이 된다. 저희가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그런 가치를 제공했을 때 기업은 더 큰 투자를 해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B2B 시장, 바텀업·톱다운 2가지 방식으로 공략"

4일 서울 조선웨스턴호텔에서 열린 오픈AI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 서아란 GS건설 상무, 정영훈 LG유플러스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픈AI

4일 서울 조선웨스턴호텔에서 열린 오픈AI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 서아란 GS건설 상무, 정영훈 LG유플러스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픈AI

오픈AI의 국내 B2B 시장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한 바텀업 방식과 오픈AI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한 톱다운 방식이다.

바텀업 방식은 GS건설이 대표적이다. GS건설은 국내에서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가장 빠르게 도입한 기업 중 하나다. 도입 속도뿐만 아니라 기업 내 챗GPT 사용률 확산 속도도 빨랐다. GS건설 내에서 챗GPT 일간활성이용자(DAU)는 94%, 월간활성이용자(MAU)는 99%에 달한다.

서아란 GS건설 DX/CX 혁신부문장(상무)은 "현장에서의 변화를 가장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며 "50대 현장소장님이 직접 챗GPT로 코딩해서 현장에서 작업 지시하는 앱 화면을 그려왔다. 비개발자도 챗GPT를 통해 아주 손쉽게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좋은 사례들을 사내 이용자에게 공유하고 있다. AI를 동료처럼 여기고 일상화하는 사례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오픈AI의 API를 사용해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개발했다. 국내 통신업계에서 최초로 에이전틱 AI 기반으로 AICC 개발이 이뤄진 사례다. 김 대표는 "톱다운은 방식은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만들 수 있는 확실한 솔루션을 갖고자 할 때 쓰시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영훈 LG유플러스 기업 AI 사업 담당 상무는 "엑사원 기반으로 AICC를 구축한 경험이 있는데도 오픈AI와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상품을 개발한 건 멀티 엔진 때문"이라며 "멀티 엔진 기술은 좀 더 진화한 기술이기 때문에 이를 도입한다면 굉장히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병원에서 예약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기존 AI 콜봇은 이전 예약 정보에 대해 안내를 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오픈AI와 함께 구현한 AICC는 실제 전자의무기록 및 시스템과 연동돼 예약 변경은 물론 이후 피드백까지 메시징이나 알림톡으로 드릴 수 있는 완결형 상담으로 진화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B2C 강세는 타 경쟁사와 비교되는 차별점"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픈AI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픈AI

오픈AI는 구글 제미나이 등 타사와 비교되는 차별점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꼽았다. 김 대표는 "저희가 선도 업체인 만큼 억지로 차별화하겠다고 바꾸는 것보다 계속 저희가 잘하는 걸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결국 지금 챗GPT 엔터프라이즈가 기업에서 성공한 이유도 이미 직원들이 챗GPT를 잘 쓰고 있는 덕분"이라며 "B2C를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소라 본다. 한국 자사 인력이 B2B로 많이 배정돼 있지만 저희도 B2C를 간과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챗GPT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생성형 AI 앱으로 꼽힌다. 지난달 챗GPT의 MAU는 2162만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국내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 앱 이용자 2000만명을 돌파한 이후에도 꾸준히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

반면 챗GPT를 맹추격하고 있는 제미나이는 아직 국내 B2C 시장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제미나이의 지난달 MAU는 42만명으로 지난 10월 MAU와 동일했다.

김 대표는 "한국은 인터넷을 비롯한 인프라와 많은 국민들이 좋은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어 디지털에 익숙한 분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다"며 "한국은 전 세계 1위 인구당 유료 사용자 비율을 갖고 있다. 경쟁사에서 새로운 것들이 계속 나오지만 감사하게도 저희 상품을 사랑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챗GPT 기술력이 제미나이에 따라잡혔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 비상대응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코드 레드는 좋은 동기가 됐다고 많은 직원이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한국팀은 크게 변한 건 없다. 계속 열심히 하고 있고 계속 더 많은 기업을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K와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한 투자 계획과 금액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전 세계에서 인프라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픈AI는 아직 빅테크가 아니다 보니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 큰 기업과 협력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의 업무협약(MOU)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MOU에서 삼성SDS는 삼성그룹 전체에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배포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김 대표는 "채널 파트너의 경우 삼성SDS가 가장 먼저 공식적인 파트너가 될 예정이다. 이달 내 계약이 마무리되고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채널 파트너는 늘어날 것이고 내년 초에도 몇 군데 더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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