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과 손잡고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설계한다. AI 모델 개발을 넘어 직접 AI 인프라까지 만드는 전방위 AI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로 반도체 설계 효율화
오픈AI는 13일(현지시간) 브로드컴과 함께 10GW 규모의 AI칩을 공동 설계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엔비디아(10GW)·AMD(6GW)와 체결한 계약에 더해 오픈AI는 최대 26GW의 AI칩을 확보하게 된다. 이 AI 가속기는 네트워크 시스템이 통합된 랙 형태로 내년 하반기부터 2029년 말까지 공급된다. 오픈AI가 소프트뱅크·오라클과 함께 텍사스주 애빌린 등에 짓고 있는 50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배치될 전망이다.
오픈AI가 엔비디아·AMD와 맺은 계약은 기성품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오픈AI는 브로드컴이 보유한 반도체 설계 능력에 자사 AI 모델을 접목해 설계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가했다.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은 이날 팟캐스트를 통해 “양사는 지난 18개월간 AI칩을 공동 개발했다”며 “오픈AI도 자체적으로 반도체 전문성을 키워왔다”고 했다. 이날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ARM과 협력해 오픈AI의 AI칩과 호환되는 중앙처리장치(CPU)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오픈AI와 ARM에 모두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양사 간 협력을 조율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이는 그간 AI 모델 개발에 집중해온 오픈AI가 하드웨어 분야로 영역을 넓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수직 통합은 정말 중요하다”며 “트랜지스터 식각(화학물질을 활용해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공정)부터 최종 토큰(AI 처리의 기본 단위) 출력까지 모든 단계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직 통합을) 기대하는 이유는 전체 스택을 최적화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GPU가 기성 양복이라면, 오픈AI가 설계하는 AI칩은 맞춤 양복처럼 AI 학습에 최적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든 사용자 AI 비서 필요”
오픈AI가 자체 효율화에 나서는 것은 AI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챗GPT 주간활성이용자가 8억 명을 돌파한 데 이어 AI 영상 제작 도구 소라2는 챗GPT보다 빠른 속도로 사용자를 늘리고 있다. 나아가 오픈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챗봇을 넘어 사용자가 보지 않을 때도 작동하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월 200달러를 내는 프로 구독자를 대상으로 출시한 AI 비서 ‘펄스’는 스스로 판단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브록먼 사장은 “모든 사용자에게는 24시간 뒤에서 지원하는 AI에이전트가 필요하다”며 “이상적으로는 100억 명의 인류가 각자 자신만의 AI 가속기를 갖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오픈AI가 AI칩 공급 자금을 조달할 방법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와 브로드컴의 공급 계약으로 “최근 몇 달간 체결된 1조달러 규모의 반도체·데이터센터 거래에 더해 3500억~5000억달러가 추가로 지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급증하는 AI 수요에 글로벌 테크기업은 AI 인프라 투자를 급속도로 늘리고 있다. 이날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텐센트·알리바바·바이드 8개 클라우드서비스 기업의 올해 자본투자(CAPEX)는 지난해보다 62% 증가한 4202억달러(약 600조원)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코어위브, 네비우스 등 네오클라우드 기업도 AI칩을 사들이며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투자 우선순위가 수익 창출 자산에서 서버 및 GPU 같은 단기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는 즉각적인 수익보다 장기 경쟁력 강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전략적으로 중점을 두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강해령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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