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끌고 온가족 응원전…양주의 가을 물들인 '1만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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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2025’ 최종 4라운드가 열린 19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 18번홀에서 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율린이 어프로치를 하고 있다.  양주=이솔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2025’ 최종 4라운드가 열린 19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 18번홀에서 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율린이 어프로치를 하고 있다. 양주=이솔 기자

19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우승상금 2억1600만원·총상금 12억원)이 열린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파72)는 골프 스타를 직접 보기 위한 갤러리들로 나흘 내내 북적였다. 특히 최종 라운드가 펼쳐진 이날은 팬클럽 소속 갤러리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부, 미래 골프 선수를 꿈꾸는 어린이까지 1만여 명의 갤러리가 필드 곳곳을 가득 메웠다.

갤러리들은 “국내 최고 선수들의 ‘명품 샷’을 구경하러 왔다”고 입을 모았다.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은 올해 남은 네 개 대회 중 총상금 규모가 12억원으로 가장 큰 메이저급 대회인 만큼 국내 톱랭커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한 남성 갤러리는 “황유민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아버지와 열 살 아들과 함께 일찍 방문했다”며 “해외 골프장처럼 한적하고 대부분 평지라 걷기도 좋아 나들이하는 기분으로 관람했다”고 말했다.

박현경·박혜준·방신실 조에선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방신실 팬들은 노란색 티셔츠를, 박혜준 팬들은 하얀색 티를 맞춰 입고 기세를 올렸다. 박현경의 메디힐 모자를 맞춰 쓴 박현경 팬들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경기 가평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정지원 씨(43)는 “지난해 한화클래식 때부터 팬이 됐다. 오늘 꼭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재윤·박보겸·이동은이 맞붙은 조도 구름 갤러리가 함께했다. 전날까지 8언더파에 공동 6위를 기록한 이동은의 팬카페에서만 회원 수십 명이 왔다. 경기 성남에서 온 이재윤 씨(58)는 “이동은 선수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달려왔다”며 “어제까지 경기를 아주 잘 이어온 만큼 평소보다 많은 회원이 모였다”고 말했다. 2연패를 노리는 박보겸은 삼천리그룹 임직원 수십 명에게 든든한 응원을 받았다. 인천에서 왔다는 삼천리그룹 직원 전모씨는 “회사에서 후원하는 두 선수가 한 조에서 경기를 펼치는 만큼 꼭 응원하고 싶어 대회를 찾았다”며 “회사 임직원 모두 진성 팬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양주시는 쾌청한 하늘에 선선한 바람이 경기 내내 불며 가족 소풍하기에 ‘딱 좋은’ 가을 날씨였다. 갤러리들은 “올해 열린 대회 중 날씨가 가장 맑아서인지 선수의 샷이나 타구 궤도도 또렷하게 잘 보인다”고 감탄했다.

따사로운 날씨 덕분인지 유독 가족 단위 갤러리가 많았다. 소풍 삼아 경기장을 찾은 이들부터 자녀의 ‘골프 교육’을 위해 찾았다는 이들까지 다양했다. 아들 성지율 군(8)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윤소정 씨(45)는 “골프를 배우고 있는 아들에게 이번 경기가 훌륭한 교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덟 살, 다섯 살 딸 두 명을 데리고 나온 서형기 씨(43)는 “평소 골프 방송을 함께 보는 아이들이 박혜준을 응원하러 먼저 오자고 해 산책 겸 놀러 왔다”며 “날씨도 걷기 선선하고 경사도 낮아 유모차를 끌며 관람하기 참 좋은 코스”라고 했다.

양주=은정진/최한종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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