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상고대, 서리, 성에, 김

1 month ago 13

제주 한라산 백록담에서 올가을 첫 상고대가 관측됐다는 소식이 그제 전해졌습니다. 상고대는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입니다. 상고대가 낀다거나 핀다고 표현합니다. 사전 풀이로 볼 때 서리를 모르면 상고대도 알 길이 없습니다. 서리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상의 물체 표면에 얼어붙은 것을 말합니다. 얼어붙은 입자가 작아 가루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땅 위의 표면이 복사 냉각으로 차가워지고 그 위에서 수증기가 승화하여 생긴다고 합니다. 서리는 서리인데,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를 상고대로 보면 틀림없겠습니다. '상고'대의 어원을 '산고'(山高)로 보는 학설도 있음을 기억합니다.

이미지 확대 상고대 핀 한라산 백록담

상고대 핀 한라산 백록담

(제주=연합뉴스) 28일 제주 한라산 백록담에 올가을 첫 상고대가 피어있다. 2025.10.28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ragon.me@yna.co.kr

서리는 성에와도 구별됩니다. 기온이 영하일 때 유리나 벽 따위에 수증기가 허옇게 얼어붙은 서릿발(표준국어대사전), 영하의 기온에서 사물에 부딪혀 맺힌 수증기가 허옇게 얼어붙은 것(고려대한국어대사전), 추운 겨울에 유리창이나 벽 같은 데 김이 서려서 서리처럼 허옇게 얼어붙은 것(동아 새국어사전)이 성에에 대한 정의입니다. 서리와 성에 모두 기체(수증기)가 고체(얼음)로 바뀌는 것은 같습니다. 서리는 자연물에, 성에는 유리, 벽 등에 각각 내린다는 점이 다르고요. 땅, 배추, 난초에 내리는 것은 서리입니다. 나무나 풀에는 상고대가 피고요. 차창에, 화장실 벽에, 냉장고 벽면에는 성에가 낍니다. 안경알에는 액체가 열을 받아서 기체로 변한 것, 다시 말해 김이 서리고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표준국어대사전

2. 고려대한국어대사전

3. 두산동아 사전편찬실, 『동아 새국어사전』, 두산동아, 1998년

4. 최종희,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2015년 개정판),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30일 05시55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