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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인 미국 투자가 마이클 버리는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인공지능(AI) 기업의 수익구조는 2005년의 집값 낙관론을 떠올리게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AI 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다"는 언급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집값엔 거품이 없다"는 발언 옆에 병치했다. 그린스펀의 언급이 나오고 3년 뒤에 금융 위기가 터졌다. 버리는 현재 엔비디아와 팔란티어를 공매도 중이다.
그의 'AI 거품론' 메시지는 단순하다. 자본 흐름이 기술 축적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오픈AI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최대 1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오픈AI는 약 3천억 달러의 컴퓨팅 파워를 오라클에서 구매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다. 오라클은 이를 위해 400억 달러어치의 엔비디아 차세대 칩을 확보할 예정이다. 투자→클라우드→칩 구매가 폐쇄형 생태계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의 약 27% 지분을 보유한 전략적 파트너이자, 오픈AI의 최대 클라우드 공급자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의 지분을 보유하며,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GPU를 사들여 AI 기업들에 임대한다. 버리는 이를 놓고 "닷컴 버블 시절 '밴더 파이낸싱'의 재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을 보라"고 반박했다. 엔비디아의 올해 3분기 매출은 570억 달러, 순이익은 319억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62%, 60% 증가했다. 재고가 32% 늘었다는 지적엔 "블랙웰 출시를 대비한 선제적 확보"라고 밝혔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더 직설적이다. "위험은 거품이 아니라 투자 부족"이라고 했다. 생성형 AI 모델이 빨라질수록 학습·추론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인프라 증설이 뒤처지면 오히려 성장이 막힌다는 논리다. 이들은 AI 인프라·데이터센터 수요의 구조적 확대가 엔비디아의 실적을 밀어 올리는 '실체 있는 수요'라고 강조한다.
이 와중에 지난주 코스피는 3.95% 빠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AI 테마주들은 갈림길에 서 있는 형국이다. 실질 수익모델이 없는 중소형 종목들은 하락 위험을 안고 있다. 투자자들은 "화려한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업들도 수익화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한편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AI 생태계 편입을 위해 총력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어느 생태계에 올라타느냐다. 구글이냐, MS냐, 아니면 독자 노선이냐. 선택의 결과는 향후 10년의 산업 지형을 좌우할 것이다.
거품론 속에도 AI 기술은 눈부시게 성장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AI 관련 주식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고, 미래의 승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2026년 상반기 시장은 실체 있는 성장과 투기적 과열이 충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이클 버리의 '예언'이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중요한 건 투자자 스스로 옥석을 가리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다. 준비된 자만 살아남는다는 게 시장의 법칙이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1월26일 14시2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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