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홍의 교수 "불규칙한 맥박, 방치하면 뇌경색 위험…'펄스장 절제술'로 잡는다"

1 week ago 3

임홍의 교수가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 펄스장 절제술(PF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메드트로닉 제공

임홍의 교수가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 펄스장 절제술(PF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메드트로닉 제공

심방세동은 고령화와 함께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대표 노화성 심혈관 질환이다. 심장 윗부분인 심방이 불규칙하게 떨리면서 수축 기능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심장 속에 혈전이 생겨 뇌경색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환자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것이다. 최근엔 단순 약물 치료를 넘어 부정맥 자체를 조기에 교정하는 ‘리듬 컨트롤’ 전략과 선택적으로 이상 조직만 제거하는 펄스장 절제술(PFA)이 치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임홍의 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만나 심방세동의 위험성과 조기 치료 필요성, PFA의 임상적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심방세동의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달라.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노화 질환이자 여러 부정맥 중 하나다. 심방이 미세하게 떨리면서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해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는 펌프 기능이 떨어진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심장 안에서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 뇌경색 등 여러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 위험이 커지는 질환이지만 최근엔 비만, 음주, 흡연, 수면무호흡증 등으로 생체 나이가 많아지면서 40대 후반에서도 나타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노화성 질환이 증가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은 10여 년 전 7.4%에서 2022년 12.9%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합병증이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심부전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진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 위험도 크게 높아진다. 의료 현장에선 뇌경색 환자의 20% 이상이 심방세동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학계에선 진단 1년 이내 ‘조기 치료’를 강조한다.

“심방세동은 조기에 개입하지 않으면 뇌졸중 같은 질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진단을 받고도 6개월간 치료하지 않다가 뇌졸중을 겪는 환자가 적지 않은 데다 환자 상당수는 증상이 없거나 이미 뇌경색이 발생한 뒤에야 심방세동을 발견한다. 이 때문에 무증상 환자까지 포함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비만, 수면무호흡증 등 기저질환을 관리하면서 항응고요법, 리듬 컨트롤, 지속적 모니터링을 함께 해야 한다.”

▷심방세동은 약물만으론 완치되지 않나. 시술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심방세동 치료에서는 단순히 혈전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를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비정상 리듬 자체를 정상화하는 리듬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리듬 컨트롤을 시행한 군에서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더 낮았다. 무증상이라도 조기에 발견하면 빠르게 시술에 들어가는 게 치료 결과 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초기 단계 질환을 오랜 기간 방치하면 영구형 심방세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약물만으로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는 환자는 시술하는 게 중요하다.”

▷펄스장 절제술(PFA)은 기존 고주파·냉각 절제술과 어떻게 다른가.

“기존 고주파나 냉각 절제술은 모두 열에너지를 이용한다. PFA는 전기 펄스를 이용해 세포막에 미세한 구멍을 내고, 특정 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원리다. 열에너지는 주변 조직까지 손상시킬 수 있지만, PFA는 목표 조직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가능성이 높다. 주변 조직 손상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한다.”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PFA의 강점은 무엇인가.

“합병증이 적다는 것이다. 열에너지 기반 시술은 주변 조직 손상 탓에 천공이나 마비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PFA는 원치 않는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어 주요 합병증을 현격히 낮출 수 있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소개된 연구에서도 1년 추적관찰 기준 효과는 기존 방식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합병증은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PFA는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 안전성을 개선하는 기술 진화로 볼 수 있다.”

▷PFA 치료 효과가 좋은 환자군이 있나.

“초기 환자일수록 효과가 좋다. 심방세동이 오래돼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기 전 단계에 개입할수록 리듬 회복과 장기 예후 측면에서 유리하다. 의료계에서 심방세동의 조기 진단과 조기 시술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다.”

▷지난달 건강보험 급여화가 결정됐다.

“건강보험 적용은 환자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실손보험을 통해 시술받는 사례가 있었지만, 급여화 이후 환자 본인 부담이 낮아지면 더 많은 환자가 합병증 위험이 낮은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심방세동 치료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의료기관에 PFA는 얼마나 도입됐나.

“2024년 12월부터 국내에 도입된 뒤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부정맥 시술을 하는 국내 병원 50여 곳 가운데 30곳가량이 관련 장비를 도입했다. 지난달 건강보험 적용 확대로 도입 병원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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