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메일 안 쓰는데요"…신입사원 도발에 속 끓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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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 메일 안 읽었는데요? 저 메일 안 써요. 팀즈로 보내주세요."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신입사원에 관한 사연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회사 업무에서 기본 소통 수단으로 여겨졌던 이메일이 "비효율적"이라면서 메신저 사용을 요구했다는 것. 업무용 협업툴이 일상화되면서 사내 소통 방식이 바뀌고 있지만 공식 기록과 책임 소재를 남겨야 하는 업무조차 메신저로 처리해도 되는지를 놓고 직장인들 사이에서 논쟁이 이어졌다.

직장인 A씨는 지난 18일 리멤버 커뮤니티에 '신입이 회사에서 메일을 안 쓰겠대요'라는 제목의 사연을 공유했다. 그는 신입사원이 계속 메일을 확인하지 않아 이유를 물었다가 예상 밖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신입사원이 메일을 쓰지 않는다면서 팀즈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A씨는 해당 신입사원에게 "우리 팀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 사람들도 모두 메일을 쓰는데 그러면 어떻게 업무 소통을 할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메일 사용은 직장인의 기본이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해당 사원은 "메일은 앞뒤 인사말도 붙여야 되고 메일용으로 윤문해야 해서 소통에 비효율이 발생한다. 다른 부서 사람들도 메일을 보냈을 때보다 팀즈로 소통했을 때 훨씬 빨리 대답한다"고 맞섰다.

A씨는 팀즈와 이메일의 쓰임새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팀즈는 가벼운 소통에 적합한 업무 도구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타 부서에 소통할 때는 공식적으로 기록을 남겨야 나중에 문제 생겼을 때 증빙할 수 있다"고 했다. 부서장에게 '참조'를 걸어 보내면 별도 보고 없이도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신입사원은 결국 메일을 쓰겠다고 했지만 조건을 붙였다고 한다. 메일을 보낸 뒤 팀즈로 한 번만 알려달라는 요구였다. 메일 알림이 자주 누락돼 바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A씨는 "인사팀 동기가 요즘 신입사원들에게 메일 사용법과 메일 예절도 가르치고 있다더니 무슨 말인지 알겠다"면서 팀장에게 면담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사연은 사흘 만에 조회수 1만6000회를 돌파했다.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만큼 직장인들 의견도 분분했다. 실제 이를 본 직장인들은 "기본 업무 태도의 문제"라는 의견과 "실무에서는 메신저가 더 빠른 것도 사실"이란 반응이 엇갈렸다.

다만 다수의 직장인은 이메일과 메신저를 대체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메일은 수신자·참조자·첨부파일·날짜가 남는 공식 기록에 가깝고 메신저는 '즉시성'은 높지만 회사 업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핵심 내용을 명확하게 기록·파악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갈등은 단순히 '메일을 쓰느냐, 팀즈를 쓰느냐'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젊은 세대가 익숙한 소통 방식과 기업 조직이 요구하는 공식 업무 절차가 충돌하는 장면이라는 해석이다.

모바일 메신저에 익숙한 일부 신입사원에게 이메일은 느리고 번거로운 도구로 인식된다. 반면 기존 조직에서는 이메일이 업무 지시와 협의 과정을 남기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문제가 됐던 '콜포비아'도 직장 내 소통 방식을 둘러싼 대표적인 갈등 사례 중 하나다. 전화 통화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담을 느끼는 '콜포비아' 현상이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일부 기업에선 전화 응대법을 교육하는 사례도 있었다.

인크루트가 회원 6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Z세대는 메신저를 가장 선호하는 소통 방식으로 꼽았다.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는 '대면' 소통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천국이 2024년 Z세대 765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중 40.8%가 콜포비아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가장 선호하는 소통 방식으로는 문자나 메시지 등 텍스트 소통을 꼽은 응답이 73.9%에 달했다. 전화 소통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11.4%에 그쳤다. 전화가 어려운 이유로는 '생각을 정리할 틈 없이 바로 답해야 한다'는 점이 꼽혔다.

인적자원(HR) 업계에선 소통 도구가 바뀌는 현상 자체보다 업무 성격에 맞는 기준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긴급한 사안은 전화나 메신저가 효율적일 수 있지만 부서 간 협의나 책임 소재가 남는 업무는 이메일·문서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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