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액이 ‘가짜 달걀’이라고? 중국산 식품 불신이 부른 소동[이용재의 식사의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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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 음식평론가 애먼 달걀이 느닷없이 음모론에 휩싸였다. 일부 대량생산 과자와 빵에 쓰이는 중국산 전란액(액체 상태의 계란)이 ‘합성 달걀’이고, 발암물질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것이다. 한술 더 떠 제품 표시사항에 ‘전란액(全卵液)’이라고 한자를 병기했다는 이유로 중국산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대형 제과·제빵 업체들이 원가 절감 등을 위해 중국산 전란액을 수입해 쓰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전란액은 화학 공정으로 만든 ‘가짜 달걀’이 아니다. 살균과 안정성 검사를 거쳐 안전하다. 전란액이라는 한자 명칭도 뜯어보면 별것이 아니다. 온전할 전(全), 알 난(卵), 진 액(液). 즉,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 전부를 한데 섞은 액체라는 뜻이다. 가정에서는 한 번에 달걀 몇 개만 조리하므로 한 알씩 깨서 쓰지만, 대량생산 현장은 사정이 다르다. 수천, 수만 개의 달걀을 일일이 깨기도 어려울뿐더러 껍데기를 통해 균에 오염될 위험도 있다. 달걀을 한꺼번에 깨뜨려 내용물을 섞은 뒤 제품 생산에 바로 쓸 수 있도록 가공한 것이 바로 전란액이다. 제조 과정에서 살균을 거치므로 위생적으로도 안전하다. 흰자와 노른자를 섞은 전란액뿐만 아니라 흰자나 노른자만 각각 분리해 액상으로 만든 ‘난백액’과 ‘난황액’도 있다. 중국산뿐 아니라 국산 제품도 유통되며 소규모 제과점에서도 사용한다. 앞서 말했듯 달걀을 깨고 섞는 수고를 덜 수 있는 데다 살균 처리돼 안전하기 때문이다. 전란액은 1990년대 제과·제빵 프랜차이즈와 대형 식품업체 납품용으로 처음 도입됐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는 살균 처리한 위생적인 제품이 본격적으로 생산됐다. 2013년에는 가정용 제품도 등장했다. ‘액상 달걀(계란)’로 검색하면 우유처럼 팩에 담긴 다양한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집에서 푼 것보다 흰자와 노른자가 훨씬 더 균일하게 섞여 있어 오믈렛이나 지단, 전 등을 만들 때도 편리하다. 달걀은 어쩌다 이런 중국 음모론에 휘말리게 됐을까. 많은 이들이 아직도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을 품고 있다. 더군다나 달걀이라면 2000년대 중후반 중국에서 ‘가짜 달걀’ 파동이 일었던 적이 있다. 알긴산나트륨, 젤라틴, 탄산칼슘 등으로 흉내 낸 모조품이 적발됐고, 이는 국내에도 보도돼 우리에게 익숙하다. 이런 가짜 달걀이 액상 형태로 수입됐다는 음모론이 퍼진 데에는 낯선 한자어 명칭도 한몫했다. ‘달걀물’이라는 순우리말도 있지만 식품업계에선 관습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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