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번역하고 있다. 이걸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노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계약서를 쓰고, 노동에 대한 임금을 받으니까 일은 일인데, 노동절에는 못 쉬었다. 마감이 촉박하면 그렇다. ‘개구리 다리를 찢듯/ 제 사랑을 찢어버렸기에/ 이제 무엇으로도 다시 태어날 수 없습니다’ 같은 시구를 보고 또 보고, 고치고 또 고친다. 언어를 매만지는 노동은 시장경제 논리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불만은 없다. 시인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직업이라니, 꽤 근사하지 않은가. 실제로도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다만 이 일과 내 삶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가 늘 불안하긴 하다.
[정수윤의 길을 걸으며] [27] 노동절에 내가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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