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 사이]북한군 쓸어버린 최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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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가운데)이 지난해 10월 시험 운항을 앞둔 최현함 함교에 올라 군 장성들에게 ‘강령적’ 지침을 하달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주성하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북한 5000t급 구축함인 최현함과 강건함은 뛰어난 ‘살상력’을 증명했다. 취역도 하기 전에 이미 많은 아군을 죽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진수 도중 넘어져 김명식 해군 사령관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이 숙청된 강건함 사건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최현함은 더 큰 일을 해냈다. 김정은은 최현함을 수시로 방문해 수많은 ‘강령적’ 지시를 하달했는데, 물론 그럴 자격이 있긴 하다. 북에서 인터넷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요즘 전쟁에선 자폭 무인정이 공격할 때 측면 화력이 중요하니 기관총을 측면에 잔뜩 붙이시오”라고 아는 척하면, 인터넷을 볼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해군 장성들은 “아, 장군님은 세계 해군 추이에 대해 완벽하게 꿰고 있구나” 하며 감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수준의 해군에 최현함은 그야말로 최첨단 신식 문명이다. 요즘 군함은 컴퓨터 집합체다. 각종 레이더, 전투 수행, 무기 통제, 대공 방어, 기관 제어, 통신 등 모든 것이 컴퓨터로 조종된다. 최현함이 아무리 허접하다고 해도 컴퓨터 없이는 운영될 순 없다. 문제는 북한 해군은 컴퓨터로 운영되는 함정을 가져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때 또 김정은의 강령적 지시가 하달됐다. “최현함 해병은 전부 컴퓨터를 잘하는 제1중학교 졸업생으로 뽑으시오.” 제1중학교는 도, 직할시마다 하나씩만 있는 이공계 수재 학교다. 이 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갈 확률이 매우 높지만, 모두가 대학에 입학할 순 없다. 김정은은 과거에 대학 입학시험에서 떨어진 제1중 졸업생은 무조건 군대에 보내란 지시도 하달했다. 물론 이들은 10년이 아닌 3년만 복무하도록 했다. 해군은 관하에서 제1중 졸업생을 열심히 찾았지만, 한 명도 찾지 못했다. 이를 보고하니, 김정은이 “아무리 그래도 한 명도 없다는 것이 말이 되냐. 당장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집중 검열을 한 결과 군에 입대한 제1중 졸업생들은 거의 다 집에서 놀고 있었다. 부패할 대로 부패한 북한군은 오래전부터 군관들에게 뇌물만 쓰면 부대 생활을 하지 않고 집에서 놀아도 됐다. 제1중 부모들은 대개 간부나 부자들이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추천도 받기 힘들고, 붙어도 졸업까지 6년을 버티기 어렵다. 항해 도중 이유 없이 함정이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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