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의 방법[임용한의 전쟁사]〈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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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산과 무기들이 세계적인 이목을 모으고 있다. 처음에는 감격하더니 순식간에 자부심 과잉이 됐는지 우리 전차, 우리 전투기가 세계 최고라는 영상이나 글이 난무한다.무기의 특성과 성능을 논할 때는 범용성과 지역성을 따져봐야 한다. 공격용이냐 방어용이냐,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성능 평가는 달라진다. 요즘 같은 하이테크·디지털 시대에는 개조, 적용 능력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그러나 이런 식의 분석은 잘 보이지 않는다. 냉정하고 정확한 분석이 있어도 조회수에 밀려 잘 드러나지 않고, 댓글족의 횡포 때문에 언급을 꺼리게 되기도 한다.언론이나 소셜미디어의 순기능은 다양성과 의외성을 갖춘 사고나 평가를 소개함으로써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서 사회가 선동이나 근시안적 견해에 매몰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소셜미디어 세계는, 아니 사회는 선동성과 편협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요즘에는 폭력성까지 더해졌다. 감정에 기반한 정서, 집단화된 정서는 쉽게 폭력적이 된다. ‘외로운 늑대’형 폭력은 소외감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거대한 공감대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우리 사회가 잃고 있는 태도가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손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위태롭지 않다가 무슨 뜻일까? 이기지는 못해도 망하지는 않을 정도로 싸울 수 있다는 뜻이지만, 전체 맥락을 보면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작은 나라는 아무리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해도 초강대국의 힘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최대한의 힘을 뽑아내는 능력을 키우다 보면 적의 실수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고, 적에게서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낼 수도 있다.그런 최선의 결과를 위해서는 겸허해져야 한다. 현재 이룬 것에 만족하지 않고, 아이에게도 배울 것을 찾는 태도로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이런 존중보다 절대 정의를 앞세워 처벌, 집단 린치를 들이미는 게 지금 우리의 문제다. 임용한 역사학자©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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