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누가 지명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년 5월 끝나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와 상원 비준 절차 등을 고려하면 Fed 의장은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지명돼야 한다.
연초부터 많은 후보가 검토돼 오다 최근 5명으로 압축됐다. Fed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먼, 전 Fed 이사인 케빈 워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인 케빈 해싯 그리고 금융인 릭 라이더다. 유망한 후보로 검토된 스콧 베선트는 재무장관을 유지하는 쪽으로 정리됐다.
Fed 의장은 고도의 전문성과 경륜 그리고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취임 후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통화정책은 재정정책보다 두 배 이상 시차가 긴 데다 일반적·보편적 수단인 기준금리 변경은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간 갈등은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2019년부터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금리를 내릴 것을 요구했지만 파월 의장은 Fed의 1선 목표인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직후 파월 의장 조기 교체를 공언했을 정도로 갈등은 심화했다.
작년 5월 마련된 ‘프로젝트 2025’에서는 Fed 개혁과 인사권 장악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최악의 경우 Fed 폐지까지 포함돼 충격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금리 결정권을 가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자신의 의지를 반영할 수 있는 인사로 교체해 나갔다.
취임 후 지금까지 월러와 보먼 그리고 한시적 성격을 지닌 스티븐 마이런을 주도면밀하게 Fed 이사로 임명했다. 차기 의장까지 친트럼프 성향으로 임명하면 금리 결정권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Fed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차기 의장 지명을 앞두고 해싯 후보가 급부상하고 있다. 파월 임명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 때문이다. Fed 임명 예측력이 높은 폴리마켓에 따르면 해싯 후보가 지명될 확률은 50%를 넘는다. 최대 경쟁자인 월러 후보의 22%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해싯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관에 가장 가까운 후보다. 기준금리를 연 1%까지 낮춰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말을 아끼던 해싯 후보도 자신의 지명 확률이 높아지자 “내가 차기 의장이라면 당장 금리를 대폭 내릴 것”이라고 화답해 파월 의장과 대조적인 의견을 밝혔다.
양대 책무지표와 관련해서도 고용 창출에 더 무게를 둬 통화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도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이 충돌할 때는 고용 창출을 중시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이런 행보는 1913년 설립 이후 물가 안정을 1선 목표로 삼아온 Fed와는 너무나 다른 시각이다.
앞으로 Fed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좌우되면 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년 차에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성격이 강한 행정명령에 의존해 관세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해 시장에 혼선을 초래했다.
Fed의 통화정책은 한국 증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차기 의장 임명 이후 상황에 따라 한국 증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주식 투자자가 가장 경계하는 변동성이 커질 확률이 높은 만큼 내년에는 위험 관리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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