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유도탄 항암제' 내년 글로벌 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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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항체약물접합체(ADC) 선두업체 리가켐바이오가 내년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에 진입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물질은 혈액암 세포의 ‘주소표(표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 ‘CD20’과 ‘CD22’를 동시 겨냥하는 ADC다. 경쟁사가 풀지 못한 여러 난제를 극복해 글로벌 톱 ADC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CD20·CD22 이중표적 혁신

"차세대 '유도탄 항암제' 내년 글로벌 임상"

채제욱 리가켐바이오 연구개발(R&D) 전략 총괄 수석부사장(사진)은 최근 인터뷰에서 “내년 복수의 차세대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임상에 진입시킬 계획”이라며 “핵심 축은 세계 최초 CD20·CD22 이중항체 ADC 신약 후보물질 LCB36”이라고 말했다.

ADC는 항체가 마치 유도탄처럼 암세포를 찾아간 뒤, 독성 약물인 ‘페이로드’를 방출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특성 때문에 ‘유토탄 항암제’로 불린다. 글로벌 ADC 시장은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의 ‘엔허투’, 화이자의 ‘베스폰사’ 등 혈액암 치료 목적의 단일 표적 ADC가 주도하고 있다. 최근 떠오른 주요 한계 가운데 하나는 투약 후 암세포가 표적 단백질 발현을 낮추는 내성 문제다. 일부 고형암 ADC는 암세포까지 약물이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했다.

"차세대 '유도탄 항암제' 내년 글로벌 임상"

국내 ADC 1위 기업 리가켐은 CD20·CD22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ADC로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선두 기업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리가켐이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LCB36’은 CD20과 CD22를 겨냥하는 이중항체 ADC다. 경쟁 신약의 경우 CD22를 표적으로 하는데, CD22 발현을 낮춘 암세포가 살아남아 재발을 야기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 이때 재발한 암세포는 항암 공략이 가능한 또 다른 표적인 CD20을 높게 발현하는 특성을 보인다. CD20은 혈액암의 대표 표적이지만 ADC로 개발하기 어려운 단백질로 꼽힌다. 약물을 암세포 안으로 운반하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채 부사장은 “LCB36의 경우 세포 안으로 잘 들어가는 CD22와 이중항체로 묶으면, CD20 발현이 높은 암세포까지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표적을 함께 잡아 암세포의 회피 가능성을 낮추고 약물이 세포 안에서 작동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리가켐은 내년 상반기 LCB36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기존 고형암 한계도 극복 시도

고형암 영역에서는 내년 신약 후보물질 ‘LCB58A’의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고형암 세 표면에 많이 발현하는 ‘CEACAM5’를 쫓아가는 ADC 후보물질이다. CEACAM5는 대장암 등에서 발현되는데, 앞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프랑스의 사노피도 CEACAM5 ADC 개발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리가켐은 실패 원인을 항체와 페이로드 설계에서 찾았다. 채 부사장은 “기존 CEACAM5 ADC는 혈액 속에 떠다니는 CEACAM5 단백질에 먼저 붙어 정작 암세포까지 충분히 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여기에 과거 세대 페이로드의 한계까지 겹쳐 임상 성과를 내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했다.

LCB58A는 혈액 속 CEACAM5에는 붙지 않고 암세포 표면의 CEACAM5에만 결합하도록 항체를 설계했다. 페이로드는 TOP1 계열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TOP1은 암세포의 DNA 복제를 방해해 세포를 죽이는 항암 약물 계열이다. 치료 대상 질환은 CEACAM5 발현이 높은 대장암과 시장성이 큰 비소세포폐암을 함께 검토 중이다.

채 부사장은 “LCB36과 LCB58A는 ADC가 넘지 못한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기 위해 설계한 차세대 후보물질”이라며 “베스트인클래스 경쟁력에 퍼스트인클래스 자산을 더해 글로벌 톱 ADC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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