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초기인 2022년 4월 8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공격해 민간인 58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집속탄 탄두를 장착한 토치카-U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무장세력의 자작극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에 러시아어 문구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집속탄은 하나의 모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자탄 수백 개를 강철비(steel rain)처럼 쏟아붓는 무차별 살상 무기다. 특정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대신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한다. 이 사건처럼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파괴 효율성만 높인 비인도적 무기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집속탄이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 결정적 이유는 불발탄 때문이다. 땅에 떨어진 자탄 중 상당수는 폭발하지 않고 그대로 남는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땅속에서 숨죽이다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노리는 죽음의 덫이 된다.
이런 이유로 2010년 ‘집속탄 금지 국제협약(CCM)’이 발효됐지만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군사 강국들은 지정학적 안보 위협을 이유로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도 서로의 비대칭 전력에 대응할 필수 억제 자산으로 집속탄을 보유하며 협약 가입을 미루고 있다.
북한이 지난 19일 동해상으로 집속탄 탄두를 실은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화성-11라’ 5기를 시험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표적이 된 섬을 중심으로 자탄이 소용돌이치듯 쏟아지는 장면을 공개하며 13㏊(축구장 18개 규모) 면적을 강타했다고 전했다. 140㎞ 안팎인 CRBM 사정거리를 감안하면 수도권 전역과 평택 미군기지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우리도 다양한 종류의 집속탄을 갖고 있다. 북한의 무력 위협에 맞서기 위해 악마의 무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실은 말 그대로 비극이다. 안보 공백은 경계하되 비인도적이란 비난을 받는 살상 무기를 대체할 전략 자산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이정호 논설위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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