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첫발 내디딘 '화성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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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첫발 내디딘 '화성 침공'

화성은 붉게 빛난다. 산화철(Fe2O3)과 수산화철(FeO(OH)), 즉 붉게 녹이 슨 쇠 성분이 화성 토양에 많이 함유된 까닭이다. 대다수 푸른 별과 대비되는 화성의 모습에서 로마인들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전쟁의 참화를 떠올렸다. 전쟁의 신 마르스(Mars)의 이름이 붉은 행성을 지칭하게 된 이유다.

군신(軍神)의 이미지 탓인지 상상의 세계에서 화성은 지구를 침공하는 주체였다. 1898년 영국 작가 허버트 웰스는 소설 <우주 전쟁>에서 화성인을 지구를 침공해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연체동물 형상으로 묘사했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 ‘화성 침공’에선 지구에 쳐들어온 화성인이 재미 삼아 사람을 학살하는 것으로 그려졌다.

1976년 미국 행성 탐사선 바이킹1호가 화성에 착륙해 행성의 ‘민낯’을 전송했다. 화성의 이미지도 점차 ‘개척 대상’으로 바뀌었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라는 매력도 부각됐다. 화성의 평균온도는 영하 53도지만 최고기온은 영상 20도까지 오른다. 계절이 존재하고 자전주기(24시간39분)도 지구와 비슷하다.

여전히 화성은 머나먼 존재다. 2억2500만㎞나 떨어진 공간으로 인간은 거주하기는커녕 가보지도 못했다. 화성을 인류가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테라포밍(terraforming)’은 차원이 다른 작업이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8%, 대기압은 지구의 1% 수준이고 대기의 95%를 이산화탄소가 차지한다. 지구에서 35억 년이나 걸린, 대기와 물을 조성하고 온도를 높이는 작업을 단기간에 하는 것은 아직은 꿈에 가까운 일이다.

인류의 화성 이주 구상을 밝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지난 12일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0% 가까이 주가가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3200조원에 달했다. 엔비디아, 알파벳, 애플 등에 이어 시총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조원 넘는 순손실을 낸 기업이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은 데는 우주를 향한 도전에 거는 시장의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화성을 향해 첫걸음을 뗀 도전자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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