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대표가 한국을 떠난 시점은 6·3 지방선거 52일 전이었다. 공천과 선거 지원으로도 시간이 빠듯할 시기에 당 대표가 일주일이나 자리를 비우는 셈이 됐다. 공천 등에 대한 주요 결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IRI 회의 참석 이외에 다른 일정은 자세히 공개하지도 않고 있다. IRI는 미 공화당 출신 인사들이 이끄는 단체다. 연구소 홈페이지를 보니 올해 5월 열리는 콜롬비아 대선의 공정성 평가단 파견, 지난달 치러진 네팔 하원 선거 감시단 파견 등 주로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의 선거를 감시하는 일을 해 왔다.
▷장 대표는 이 단체의 회의에 참석하는 이유도, 그 자리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올해 2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해 온 전한길 씨의 유튜브 토론이 끝난 뒤 선거 시스템 개편을 거론하며 이번 지방선거 감시를 위한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 목적이 무엇이든 장 대표가 지금 미국에 갈 만큼 한가한 상황도 아니다. 당장 공천부터 큰 혼란에 빠진 상태다.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은 구인난 속에 경선 일정조차 나오지 않았고, 대구시장 후보 경선도 컷오프 탈락자들의 불복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공천의 심판 역할을 해야 할 당 지도부 일부는 최고위 회의에서 대놓고 자기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판이다. 국민의힘 내에서 지도부의 리더십이 붕괴됐다는 비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장 대표는 6일 인천에서 첫 지역 현장 최고위를 열었다. 하지만 기본적인 쇄신마저 거부하며 당 지지율이 10%대 최저치로 떨어진 터였다.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은 “당이 후보들에게 힘이 되고 있는지, 짐이 되고 있는지 자문해 보라” “혁신과 희망을 제시했는지 돌아보라”며 비상체제 전환 요구까지 꺼냈다. 일부 지역 예비후보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기피하는 데 이어 아예 면전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럴수록 더 지역을 찾아 쓴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대표가 할 일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8일과 9일 각각 예정됐던 세종시와 강원 방문 계획까지 취소했다. 그러고는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윤완준 논설위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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