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2호가 임무를 마치고 미국 샌디에이고 앞바다에 착수한 지난 10일,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들은 자국의 우주항공 기술을 일제히 자랑했다. 호주 ABC방송은 자국 통신 인프라와 탐사 로봇 기술을 강조하며 달 자원 비즈니스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스위스 기술이 인류의 달 복귀에 기여했다”고 썼다. 스위스 기업 비욘드그래비티는 오리온 태양전지판 구동장치(SADM)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한 아르테미스는 50여 개국과 민간 기업이 얽힌 거대한 글로벌 가치사슬(GVC) 프로젝트다. 유럽(ESA), 일본(JAXA)은 핵심 파트너로 뛰어들었고, 호주와 스위스 등은 대체 불가능한 핵심 하드웨어와 기능을 하나씩 꿰찼다. 이들에게 아르테미스 임무는 인류의 위대한 도전이기 이전에 자국 산업의 영역을 심우주 가치사슬로 확장하는 철저한 ‘비즈니스’다.
한국의 분위기는 다르다. 2021년 전 세계에서 열 번째로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했고, ‘K-라드큐브’ 위성으로 기여하겠다는 자평도 내놨지만, 냉정하게 보면 여기까지다. 이번 아르테미스 2호의 역사적 비행 과정에서 한국 기술이 들어간 장비와 시스템은 전무했다.
2028년 예정된 아르테미스 4호 미션부터 달 정거장 주변의 방사선 데이터를 수집해 제공하는 임무를 띤 K-라드큐브는 산업적 관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탐사의 기초 자료를 취합하는 임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보조적 영역’에 가깝기 때문이다. 추진·도킹·전력·거주 시스템처럼 임무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하드웨어를 쥐지 못한 채 데이터 한 조각을 보태는 식의 기여로는 미래 우주 경제권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유인 비행, 우주선, 생명 유지, 통신 등 어느 하나에도 한국 ‘지분’은 없다.
이미 미국은 달 남극에 존재하는 물을 활용해 ‘루나 이코노미’(달 경제권)를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 민간 기업이 착륙선을 개발하고 각국이 모듈 단위로 공급망에 편입되는 동안 한국은 여전히 발사체와 위성 중심 전략에 머물러 있다.
국제법상 달에 대한 특정 국가의 소유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먼저 깃발을 꽂고 인프라를 구축한 쪽이 실질적인 자원 활용권을 선점하는 ‘우주 점유권’은 다른 문제다.
아르테미스 3호부터 민간 주도의 유인 착륙이 본격화하면 이 공급망은 더욱 견고하게 굳어져 쉽게 깨지지 않는다. 지금처럼 주변부만 맴돌다가는 한국은 참여국이라는 타이틀만 보유한 채 남들이 만든 룰에 따라 막대한 비용만 지급하는 ‘관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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