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안전장치 없는 우선주·CB 투자한 국민성장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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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투자를 안 했을 겁니다. 국민성장펀드라 그 조건 그대로 따라 들어갔죠.”(금융권 관계자)국민성장펀드가 투자한 회사의 기업가치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엔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퓨리오사AI 등 인공지능(AI)·반도체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이 적정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뜨거웠다.최근에는 리가켐바이오,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D&A)가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국민성장펀드는 리가켐바이오가 발행하는 33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와 17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투자하기로 했다. 해당 CB는 10년 만기에 이자율이 0%다. 풋옵션(매도청구권)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보통의 CB는 발행 후 1~3년 뒤 풋옵션을 부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이 CB에 투자한 기관은 리가켐바이오 주가가 급락할 경우 만기까지 이자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10년간 CB를 보유할 수밖에 없다.국민성장펀드가 투자하기로 한 LIG D&A 우선주에는 보통주 전환권이 모두 빠져 있다. 투자자가 회사에 주식을 되살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환권도 없다. 자금 회수(엑시트)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 대비 얼마나 할인됐는지를 나타내는 괴리율은 30%로 산정됐다. 회사 측이 공시한 괴리율 비교 대상 집단의 평균 괴리율은 최근 3개월간 37.8%였다. LIG D&A 우선주에 비싸게 투자한 셈이다.국민성장펀드 투자 조건이 보수적인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게 목표인데, CB나 우선주에 풋옵션·상환권 등을 부여하면 이 같은 정책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초장기 투자라는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문제는 국민성장펀드에 대한 민간 금융회사의 투자가 자발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은행, 증권사, 캐피털사 등 금융사는 이런 투자 리스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5대 금융지주별로 연 2조원의 국민성장펀드 실적을 채우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금융위원회는 최근 국민성장펀드 규모를 150조원(5년)에서 200조원으로 키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말부터는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주도하는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자금도 본격적으로 풀린다. 시장에선 “자금이 풀리기 전인 올해가 가장 저렴할 때”라는 우스갯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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