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시대, 예탁금 100배까지 거래하세요.”
“소득 없어도 주식만으로 대출 가능. 조금 더 땡겨서 인생역전!”
온라인 주식 투자 커뮤니티에서 5분에 한 번꼴로 볼 수 있는 홍보성 게시물이다. 불법 대출과 도박장을 알선해주는 것 같지만 링크를 눌러보면 모두 정상 영업 중인 스톡론 업체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투자 광풍’이 몰아친 국내 증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올 들어 ‘빚투’(빚내서 투자)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5대 시중은행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42조7119억원으로 1월 말(39조7380억원)과 비교해 3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에 정부가 은행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P2P 대출 규모는 2조1873억원으로 올 1월(1조7400억원)보다 25% 늘었다. 대부분이 스톡론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P2P업계는 스톡론보다 주택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했다. 그러나 정부가 4월 P2P 업체로 주담대 규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자 스톡론으로 선회했다. 2024년 P2P 대출의 15%이던 스톡론은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늘었다. P2P 스톡론은 담보 가치의 최대 세 배까지 대출해줘 개인투자자에게 인기가 높다.
P2P 스톡론 규모가 커졌지만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P2P 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은행과 카드사 등의 신용대출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되지만 P2P 대출은 그렇지 않다. 이달 4일 금융위원회는 빚투 광풍을 막기 위해 은행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줄이고 신규 신용대출을 제한했지만 P2P 대출은 막지 않았다. 게다가 중소형 P2P 업체는 감독 당국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만 유가증권시장에선 ‘매도 사이드카’가 12번 떴다. 그만큼 국내 증시가 잠깐의 악재에도 크게 흔들렸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개인투자자의 광풍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급락장에서 스톡론 업체들은 주가가 일정 담보비율 아래로 내려가면 담보로 잡은 주식을 처분해버린다. 이 반대매매가 투자심리를 끌어내려 다시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미 10%를 넘는 P2P 업체 연체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스톡론 이용자와 P2P 투자자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P2P 스톡론의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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