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초중고 편중' 교육재정에 쇠퇴하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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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초중고 편중' 교육재정에 쇠퇴하는 대학

지난 18일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27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대학들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세계 30위권에 진입한 대학은 없었다. 서울대가 38위, 연세대가 42위, 고려대가 52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30위권에 포함된 중국(홍콩 포함) 대학이 4곳에서 5곳으로 늘어나며 약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인공지능(AI)발(發) 인재전쟁으로 글로벌 대학은 물론 기업들까지 나서 경쟁적으로 ‘석학 모시기’에 나섰다. 이 경쟁에 뛰어들기엔 국내 대학의 재정 상황은 열악하다. 사립대마저 강력한 등록금 규제로 정부 재정에 의존해 버티고 있다. 정부가 등록금 인상 규제를 풀겠다고 했지만, 대학 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2배로 제한하는 ‘법정 인상 한도’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결산 기준 사립대 189곳의 등록금 의존율은 48.1%까지 떨어졌다. 2011년 기준 4.3%이던 국고보조금 비중은 2024년 20.2%로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 여부가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교육 재정의 칸막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교육지표 2025’에서 한국의 초·중·고 학생 1인당 정부 지출은 2022년 기준 2만1476달러로 OECD 평균(1만2438달러)을 크게 웃돌며 38개 회원국 중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등교육 분야 학생 1인당 정부 지출은 6617달러로 OECD 평균(1만5102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순위 역시 38개국 중 36위에 머물렀다.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증가하면서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교육세 중 고등교육특별회계에 들어가는 약 2조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국의 시·도교육청으로 배분돼 초·중·고등학교 교육 재정으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초·중·고등학교에 집중된 교육교부금 활용처를 대학으로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도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교부금으로 기금을 조성해 대학 교육 등 우선순위에 따라 활용하고, 나머지를 시·도교육청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선 교육감과 교원 단체가 반대한다고 해서 교육교부금 개혁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지난 6·3 교육감 선거에서 현금성 공약이 판친 것은 그만큼 시·도교육청에서 돈이 남아돈다는 방증이다. 등록금 규제 역시 과감히 풀어줘야 한다. 세계 유수 대학들이 글로벌 인재를 빨아들이는 동안 우리만 손놓고 있다면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쟁력까지 악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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