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 사건이 산더미처럼 쌓여만 가는데 ‘정치 특검’에 파견간다면 어느 동료가 박수쳐 주겠습니까.”(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A검사)
최근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과 상설특검에 파견돼 공소 유지를 전담하는 검사만 50명을 넘었다. 남은 사건 수사를 위한 2차 종합특검의 추가 파견 요청이 이어지자 검찰 안팎에서 냉소적인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검 블랙홀’이 수도권 지청 수준의 인력을 흡수하면서 정작 일선 지검과 지청에선 미제 사건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마비 상태로 치닫고 있어서다.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 못한 미제 사건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검사 1인당 평균 미제 사건은 2024년 12월 73.4건에서 지난해 11월 135.7건으로 11개월 만에 1.8배로 증가했다.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의 1인당 미제 사건도 100건을 넘겼다. 전체 건수는 5482건에 달한다. 일선 현장에선 밤샘 수사가 일상화된 가운데 업무량 폭증에 학을 뗀 검사들의 ‘사직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공소청 출범 등 조직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지난해 사직한 검사는 10년 만의 최대인 175명을 기록했다.
최근 2차 종합특검이 ‘쌍방울 대북 송금 진술 회유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해 검사 3명을 추가 차출해 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지만 단 1명만 합류하는 데 그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파견 검사의 사건을 옆자리 동료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차마 손을 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검찰이 최근 피해자 권익 보호를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한 조직 개편조차 공염불이 될 위기라는 점이다. 검찰은 지난 1월 서울남부지검과 부산지검에 ‘범죄수익환수부’를 출범시켰다. 직제상 정원은 2명이지만 형사부 검사가 업무를 겸직하고 있어 사실상 1.5명이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사기 피해자의 돈을 돌려줘 국가의 효능감을 느끼게 하겠다는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의 의지가 무색할 지경이다.
특검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쥔 말 그대로 특수 조직이다. 검찰 수사권을 박탈해 공소청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여당의 검찰 개혁 기조와도 맞지 않다. 공익 수호는 정치 범죄뿐만 아니라 일상 속 범죄를 단죄할 때 체감도가 높아진다. 텅 빈 일선 검찰청을 방치한 채 기형적인 특검만 양산하는 사법 시스템으로는 진정한 개혁을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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