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국 국민 모두의 이익을 위해 위대한 국가적 사업에 투자할 미국만의 국부펀드를 창설할 것입니다.”
2024년 9월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경제클럽에서 “다른 나라는 다 국부펀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며 이렇게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부펀드가 “거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은 국가 부채를 갚는 데 쓰일 것”이라고 했다. 관세 수입 등을 재원으로 거론했다.
지난해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국부펀드 설립을 검토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펀드 설립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광물과 반도체 분야의 기업 지분을 미국 정부가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20여 개 기업 지분을 확보했다.
의회 감독 피하는 게 목적
여기에 인공지능(AI) 분야 대어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픈AI를 비롯한 AI 기업의 지분을 미국 국민이 보유하게 하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구상에 “아름다운 일이 될 수 있다”며 찬성했다.
AI 기업 지분을 정부가 갖고 통제하자는 구상에 미국 정계는 이념을 가리지 않고 단결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주 올트먼 CEO와 만나 국부펀드에 AI 기업 지분을 넣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자발적인 기부 형태를 선호하고 있지만, 샌더스 의원과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AI 기업 지분 50%를 사실상 정부가 몰수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 지분을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투자 펀드가 필요하다는 논의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국부펀드 조성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다. 미국 정부는 해마다 이자로만 1조달러가량을 내는 적자 재정 상태다. 기존 세입세출과 분리되는 돈 주머니를 따로 만들자는 펀드 조성이 정당화되기 어렵다. 석유 수입을 바탕으로 기금을 조성한 노르웨이와는 상황이 다르다.
투명성 없으면 부패 우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펀드 설립이라는 구상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회의 예산감독을 우회하기 위해서다. 상·하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지난한 노력을 할 필요 없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쥐락펴락하는 자금원을 마련하고 싶다는 것이 속내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전권을 휘두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를 트럼프 대통령이 모델로 거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미투자금을 펀드 재원으로 삼으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국부펀드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대미투자금을 이용한 국가경제안보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계획도 결국 폐기됐다. 정부 대 정부의 투자금을 의회 감시에서 벗어나는 구조로 만들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오픈AI 같은 기업의 주식을 미국 국민이 갖게 될지, 그게 어떤 형태로 운영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어떤 방식이든 제대로 감독받지 않는 쌈짓돈은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되기 마련이고, 그 끝은 부패로 이어지기 쉽다. 트럼프 정부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1 week ago
2

![[부음] 양동훈(전 대전지방국세청장)씨 장인상](https://img.etnews.com/2017/img/facebookblank.png)
![트럼프, 대화 테이블로 김정은 이끌 카드는[한반도 24시]](https://www.edaily.co.kr/profile_edaily_512.png)







![[G-브리핑] 컴투스, 임직원 참여형 ESG 플로깅 활동](https://pimg.mk.co.kr/news/cms/202606/11/news-p.v1.20260611.0f1bb9233318459cb7ad7f04a40a2d5c_R.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