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땅 밟은 빌드 어 클로 프로그램, 엔비디아 AI 역량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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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캠프 마포(프론트원)에서 빌드 어 클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 출처=IT동아디캠프 마포(프론트원)에서 빌드 어 클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 출처=IT동아

[IT동아 강형석 기자] 인공지능(AI)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Autonomous AI Agent)'로 진화 중이다. AI가 생각하는 도구에서 실행하는 주체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그 중심에는 로컬 환경(PC 시스템) 내에서 작동하는 오픈클로(OpenClaw)가 자리한다.

오스트리아 개발자 피터 슈타인베르거(Peter Steinberger)가 개발한 오픈클로는 일반 AI 모델을 자율형 에이전트로 전환시키는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이메일 전송, 캘린더 관리, 기기 제어, 워크플로 트리거링 등 다양한 작업을 AI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돕는다.

오픈클로의 차별점은 AI 에이전트 기능 확장에 필요한 스킬(skill) 생태계다.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개발한 기능을 추가해 AI 에이전트의 능력 확장을 지원한다. 슬랙(Slack) 연동, 트렐로(Trello) 작업, 폴리마켓(Polymarket) 데이터 조회 같은 기능이 오픈클로 커뮤니티에서 구현되기도 했다.

물론 오픈클로 사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사이버 보안, 데이터 보호, 거버넌스 모델 부재 등 위협 요소들 때문이다. 하지만 이 보안 문제를 해결해 자율형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에 나선 기업도 등장했다. 바로 AI 시대 중심에 선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오픈클로의 확장성에 보안 기능을 결합한 오픈소스 스택, 네모클로(NemoClaw)를 공개했다. 네모클로는 엔비디아의 보안 런타임인 오픈쉘(OpenShell)을 통해 에이전트의 데이터 처리 방식과 행동 반경을 통제하는 정책 기반 프라이버시 가드레일을 제공한다. 엔비디아 에이전트 도구(Agent Toolkit)를 활용하면 사용자가 데이터 처리 방식을 직접 통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모클로를 활용하면 모델 추론부터 안전한 에이전트 배포까지 폭넓은 AI 파이프라인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엔비디아 측 설명이다.

참가자들이 엔비디아 AI 전문가와 함께 AI 에이전트 구축 과정을 경험했다 / 출처=IT동아참가자들이 엔비디아 AI 전문가와 함께 AI 에이전트 구축 과정을 경험했다 / 출처=IT동아

2026년 4월 21일, 엔비디아는 디캠프 마포(프론트원)에서 빌드 어 클로(Build a Claw)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안전한 AI 에이전트 구축 방법을 알리는 자리였다. 네모트론 디벨로퍼 데이즈 서울(Nemotron Developer Days Seoul) 2026과 함께 열린 부대행사로, 엔비디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자율형 AI 에이전트 구축 과정을 직접 경험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었다. 현장에서는 참가자와 엔비디아 AI 전문가가 짝을 이뤄 코딩 과정을 살펴보거나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엔비디아는 DGX 스파크 내에서 구동되는 오픈클로 환경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자료 분석은 기본, 2분 만에 게임이 뚝딱 나올 정도로 속도도 빨라

빌드 어 클로 현장에서 엔비디아 AI 에이전트의 실력을 직접 확인했다. 시연은 레이먼드 로(Raymond Lo) 엔비디아 AI·로보틱스 & 임베디드 장비 개발 매니저가 맡았다. 그는 "오픈클로는 챗GPT와 다르다. 개인이 쓰는 컴퓨터 전체를 대상으로 작동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시스템 뒤에서 작업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시연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기 내에서 구동되는 AI임에도 클라우드 수준의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시연에 쓰인 장비에는 구글 젬마(Gemma) 4-31B가 탑재된 상태였다.

첫 시연은 엔비디아 인셉션 프로그램 분석이었다. 오픈클로에게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와 기업 리스트 정리를 지시했다. 명령과 함께 AI 에이전트는 웹을 하나씩 검색하며 결과를 요약해 나갔다. 약 2분 만에 주요 스타트업 목록과 분류 결과물이 완성됐다. 레이먼드 로 매니저는 "AI 에이전트는 우리가 부리는 인턴이다. 누구나 보스(상사)가 되고, 에이전트는 직원이 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간단한 게임 개발을 명령하니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기능을 구현했다 / 출처=IT동아간단한 게임 개발을 명령하니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기능을 구현했다 / 출처=IT동아

AI 에이전트의 작업 유형은 ▲도구 호출(Tool Calling) ▲장기 작업(Long-term Task) ▲스킬 확장(Skill Extension) 등 세 가지다. 에이전트는 목적에 맞는 도구를 스스로 선택하고 조합한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구동되지만, 실시간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네트워크 연결이 전제돼야 정확한 답을 낸다는 것이 레이먼드 로 매니저의 설명이다.

단번에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업무를 받았을 때, 오픈클로는 보조 AI 에이전트를 생성해 각자에게 세부 작업을 분배한다. 상위 에이전트가 전략을 짜면 하위 에이전트들이 분업해서 처리하는 구조로, 소프트웨어 개발 팀의 편제와 흡사하다. 마지막으로 커뮤니티가 쌓아 올린 스킬들을 불러와 AI 에이전트의 역량을 넓힌다. 기능이 정해진 클라우드 AI 서비스와 달리, 에이전트가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내는 셈이다.

AI 에이전트는 게임 개발 명령 후 약 2분 만에 그럴듯한 게임 하나를 제안했다 / 출처=IT동아AI 에이전트는 게임 개발 명령 후 약 2분 만에 그럴듯한 게임 하나를 제안했다 / 출처=IT동아

시연 중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코드 작성 시연이었다.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달라는 레이먼드 로 매니저의 요청에 AI 에이전트는 2분도 채 되지 않아 결과물을 내놨다. 처음 완성된 게임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구동은 됐다. 이후 "그래픽을 개선해줘"라고 명령하자 에이전트는 수정 작업을 스스로 반복했고, 이내 실행 가능한 게임이 완성됐다. 레이먼드 로 매니저는 "향후 5년 뒤에는 아이들이 AI 에이전트로 다양한 결과물을 내놓을 거라 생각한다. 배움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픈클로는 기기 내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더 정확한 결과를 낸다. 네트워크 연결 없는 상태라면 지식 컷오프 시점(학습된 시점)까지의 정보로만 답하기 때문에, AI 에이전트의 결과물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 오픈클로는 어떤 환경에서 원활히 작동할까? 레이먼드 로 매니저는 매개변수(파라미터) 120B 이하 모델이라면 DGX 스파크에서 무리 없이 구동된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작업에는 네모트론 3 슈퍼 120B, 일상 작업에는 26B 규모 모델을 권장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풀스택 지원, AI 개발자 시장 영향력 확대

빌드 어 클로 체험 현장에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소형 AI 컴퓨터, DGX 스파크(Spark)도 함께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엔비디아 순정 제품인 파운더스 에디션(Founders Edition) 외에도 에이수스 어센트(Ascent) GX10과 기가바이트 AI TOP ATOM 등이 전시됐다. 세 제품은 외형과 일부 저장장치 구성에 차이가 날 뿐, 뿌리는 같다.

엔비디아 DGX 스파크 파운더스 에디션 / 출처=IT동아엔비디아 DGX 스파크 파운더스 에디션 / 출처=IT동아

DGX 스파크는 GB10(그레이스 블랙웰)으로 구동되는 개인용 AI 컴퓨터다. FP4(4비트 부동소수점) 기준 최대 1 페타플롭(PetaFLOP)의 AI 성능을 발휘하며, 128GB 통합 메모리를 갖췄다. 사전 설치된 엔비디아 AI 소프트웨어 스택으로 최신 추론 AI 모델을 프로토타입, 파인튜닝, 배포하는 데 두루 쓰인다.

뛰어난 사양 덕에 DGX 스파크는 별도의 양자화 없이 라마(Llama) 3.3 70B 모델을 BF16(16비트 추론 정밀도)으로 실행한다. 405B 모델을 양자화로 압축하면 30B 모델 두 개를 동시에 병렬 실행할 정도의 처리 능력을 갖췄다. 엔비디아는 최대 200B 매개변수 모델까지 로컬 추론을 지원한다.

에이수스 어센트 GX10 / 출처=IT동아에이수스 어센트 GX10 / 출처=IT동아

엔비디아는 GTC 2026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자율적·자가 진화형 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를 위한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업 소프트웨어 산업이 특화된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IT 산업이 다음 대도약을 앞뒀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진단이다. GPU 판매를 위해 AI를 지원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AI 에이전트 생태계 전체를 설계함으로써 AI 시대의 인프라 제공자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계도 존재하다. 네모클로로 보안을 강화했어도 아직 시제품 단계여서 신뢰도 검증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오픈클로 기반 AI 에이전트 확대에 따른 저항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AI는 24시간 묵묵히 일하는 팀원이 되려 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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