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섭 칼럼]탄핵 시즌1 vs 시즌2, ‘자연실험’이 드러낼 여야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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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표가 짐” 내홍, 與 친명-친청 간 긴장
朴 탄핵 뒤 지방선거 치른 文 정부 닮은꼴
당시 지지율 대비 대통령-여야 모두 미흡해
지방선거 결과 차이가 지도부 운명 가를 것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6·3 지방선거를 50일 앞둔 상황에서 제1야당 국민의힘의 상황이 어수선하다. 지도부를 향한 불만의 소리도 터져 나온다. 장동혁 대표가 지역 선거 현장에서 기피 인물이 됐다는 기사까지 나온다. 야당만큼은 아니지만, 하정우 대통령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차출을 둘러싸고 벌어진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의 신경전에서 보듯 지방선거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과 친청(친정청래) 진영 간 긴장감을 드러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어떤 방향이든 정계 개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의 정치 환경은 사실 2017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 초반과 매우 유사하다. 똑같이 보수 대통령이 탄핵됐고, 그 결과로 진보 정부가 들어섰다. 또 한 가지 유사점은 지방선거라는 동일한 척도를 통해 각 당 지도부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13개월 만인 2018년 6월 지방선거가 치러졌고, 이재명 정부 역시 출범 약 12개월 만에 지방선거를 맞는다.

따라서 6·3 지방선거는 탄핵이라는 ‘실험처치’에 여야 지도부가 얼마나 잘 대응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자연실험’이다. 정치적 충격(탄핵) 이후 일정한 간격을 갖고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결과 차이는 정치 환경이 아니라 여야 지도부의 전략과 리더십 차이로 설명될 여지가 커 보인다.

일단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의외로 여당의 성적이 좋다고 보긴 어렵다. 최대한 자연실험적 비교를 위해 동일하게 한국갤럽의 정례 주간조사인 ‘데일리 오피니언’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4월 둘째 주(7∼9일)는 이재명 정부 출범 약 44주 차였다. 이 시점의 대통령 지지율은 67%였다. 거의 1년 동안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44주 차에 해당하는 2018년 3월 둘째 주(13∼15일) 대통령 지지율을 보면 무려 74%였다. 이 대통령보다 약 7%포인트 높다. 이 대통령이 실용 노선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탄핵 이후라는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문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긍정 평가가 더 높지는 않다.

여당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보다 높았지만, 2018년 50%보다는 소폭 낮다. 이 역시 시즌1 대비 시즌2의 여당 성적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야당은 어떨까. 2018년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지지율은 12%였다. 반면 지난주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시즌1보다 높다. 다만 대통령 지지율 자체가 더 낮다는 점, 즉 현재 정부 여당이 시즌1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야당의 성적은 더 유리한 환경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현 야당 지도부가 시즌1 때보다 잘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여야 지도부에 대한 진짜 평가는 결국 지방선거에서 드러날 것이다. 14일로 50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두 정당이 어떤 성적을 받아드느냐가 현재 진행형인 자연실험의 결론이 된다. 기준점은 시즌1의 결과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은 14(민주당) 대 2(한국당) 대 1(무소속)이었다. 사실상 대구와 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최소 3곳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시즌2에서 야당 지도부의 역량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여당 입장에서는 2곳 이상을 국민의힘에 내줄 경우 현 지도부가 높은 평가를 받긴 어려워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서울·대구시장 선거가 핵심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2018년에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이 현직이었지만, 현재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이 현역이다. 이런 조건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을 빼앗긴다면, 이는 시즌1 대비 명확한 후퇴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더 불리했던 시즌1에서도 승리했던 지역에서 패배한다면, 역시 당 지도부의 실패다.

만약 이번 지방선거라는 자연실험에서 야당 지도부가 시즌1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그 이후의 전개는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시즌1 당시 보수 진영의 지지율은 한때 7%까지 하락했고, 재역전에는 5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 기간 동안 190주 연속 10%대 지지율을 기록했고, 10% 미만도 13주나 이어졌다. 한때 민주당에 43%포인트 뒤지기도 했고, 2018년 8월에는 정의당에도 밀렸다.

이 ‘굴욕의 역사’를 잊었다면 야당은 다시 한번 혹독한 시간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에는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 결국 6·3 지방선거라는 자연실험이 여야 지도부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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