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구글 등 테크 공룡들이 핵융합 기술 개발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단순 자본 투자를 넘어 주요 기업, 기관과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 등 본격적인 기술 협업을 시작했다. 핵융합 연구 패러다임이 민간 기업 중심으로 바뀌면서 한국도 제조업 경쟁력을 활용한 상용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핵융합 속도 내는 빅테크
1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ANL)와 협력해 핵융합 방식 중 하나인 관성밀폐핵융합(ICF) 가설 생성을 위한 AI 분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핵융합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는 게 알려진 건 처음이다. LANL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로 세계 최초 핵무기를 개발한 곳이다. 엔비디아는 단순 그래픽처리장치(GPU) 제공을 넘어 ICF 가설을 직접 생성하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검증하는 등 핵융합 핵심 방법론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도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스(CFS)와 손잡고 AI 기반 플라스마 제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CFS가 제작 중인 스파크 핵융합로에서 형성되는 초고온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국내 핵융합 스타트업 인애이블퓨전의 최창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28일 블루포인트 주최로 열린 ‘핵융합,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게임체인저’ 포럼에서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업이 AI 기술력을 동원한다면 핵융합 개발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핵융합 스타트업 누적 투자액은 올해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서만 7월까지 22억달러의 민간 투자가 새롭게 들어왔다. 지난 8월 마무리된 CFS의 시리즈B2 라운드에서만 8억6300만달러(약 1조2600억원)의 투자금이 모였다. 최원호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공공 주도 올드퓨전에서 민간 주도 뉴퓨전 시대로 핵융합 개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는 “최종 상용화는 오래 걸리더라도 초전도 자석기술 등 중간 결과물로 의료 등 다른 분야에서 매출을 낼 수 있는 영리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제조 능력 활용해야”
한국에서도 핵융합 스타트업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인애이블퓨전(핵융합 엔지니어링 플랫폼), 스탠다드마그넷(초전도 자석 개발), 이터나퓨전(소형 핵융합로) 등이다.
한국의 제조 역량을 감안한 핵융합 생태계 참여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원장은 “중국은 미국 투자액의 2배, 실질 가치로는 4배의 투자를 핵융합에 쏟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데이터에 AI를 접목하고 한국인 특유의 제조 응용력으로 혁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핵융합연은 ‘극한환경 혁신형 핵융합 디버터 개발 전략연구단 착수식’을 열었다. 디버터는 핵융합 반응으로 발생하는 불순물 배출과 연료 회수를 통해 고성능 플라스마 운전을 돕는 핵심 부품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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