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 주사'로 망막세포 재생…20대 때 시력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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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를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 치료제가 처음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늙은 세포를 젊게 만든다”는 꿈이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는 녹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 눈에 ‘세포 재프로그래밍’ 주사제 ER-100을 투여했다. 노화로 기능이 떨어진 망막세포를 젊게 되돌려 시력을 회복시키겠다는 목표다. 망막세포도 신경세포 일종인 만큼 현대의학으로는 재생이 불가능한 세포로 분류된다. 연구진은 환자 약 2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녹내장 치료 효과를 관찰하며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회춘 주사'로 망막세포 재생…20대 때 시력 회복한다

생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 이번 임상시험으로 연결됐다. 제리 매클로플린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노화생물학 전체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세포 재프로그래밍은 항노화 기술 중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접근법으로 평가받는다. 다른 기술이 노화를 늦추거나 손상 원인을 제거하는 쪽이라면 재프로그래밍은 세포의 작동 상태 자체를 더 젊게 되돌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처음 선보인 건 2007년 일본 의학자 야마나카 신야다. 그는 훗날 ‘야마나카 인자’로 불린 네 가지 단백질을 이용해 늙은 세포가 새 세포처럼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세포를 아예 새것으로 초기화하면 세포가 역할을 인식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증식할 위험이 있었다. 여러 차례 동물실험에서 이런 ‘괴물 종양’ 부작용이 다수 보고됐다.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의 ER-100은 오래된 세포를 부분적으로만 재프로그래밍한다.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해 미분화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기에 괴물 종양 문제에서 자유롭다. 세포는 원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활기차고 젊게 변해 손상된 신경세포를 회복시킬 수 있다.

실리콘밸리 거물들도 관련 스타트업에 대거 투자했다.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는 또 다른 세포 재프로그래밍 스타트업 뉴리밋의 4억3000만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에 주도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역시 이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알토스랩스, 레트로바이오사이언시스를 각각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이 몰리는 건 세포 재프로그래밍이 의료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인간 수명 자체에도 영향을 준다. 관련 스타트업 리주버네이트바이오의 대니얼 올리버 CEO는 “이 기술이 눈에서 시작해 전신에 변화를 일으키는 단계로 나아갈 때 진정으로 흥미로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세포 재프로그래밍은 암 발생 우려를 함께 안고 있다. 야마나카 인자 4개 중 2개가 암 유전자와 관련돼 있고, 생쥐 실험에서도 악성 종양이 나타났다.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시험에서 암과 가장 가까운 인자 하나를 제외해 3개 단백질만 쓰고, 환자가 특정 약품을 복용할 때만 단백질이 활성화하도록 설계해 암 발생 위험을 줄이고 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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