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재영]버핏 ‘큰돈 번 건 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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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1470억 달러(약 217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를 일군 비결로 ‘운(luck)’을 꼽았다. 그는 최근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전 세계 80억 명 중 억세게 운 좋은 10명 중 한 명일 것”이라며 자신의 성공이 실력이나 노력 때문만은 아니라고 고백했다. 미국에서 백인 남성으로 태어난 사회적 배경 덕에 어린 시절부터 부자가 될 것이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지금껏 누려온 건강과 장수 역시 순전한 행운의 결과라고 털어놨다. ▷버핏은 자신의 성취를 설명할 때 “난소 복권(ovarian lottery)에 당첨됐다”는 표현을 즐겨 썼다. 자본주의가 만개한 세계 최강대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인생 최대의 행운이라는 뜻이다. 11세에 첫 투자를 시작한 것도 주식중개인이던 아버지 사무실에서 남들이 안 보던 투자 서적을 읽을 수 있었던 행운 덕분으로 돌렸다. 모든 조건이 같았지만 단 하나, 성별이 달랐던 그의 누이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었음도 겸허히 인정했다. ▷그가 누린 가장 강력한 행운은 ‘시간’이었다. 다음 달 96세 생일을 맞는 버핏은 보유 자산의 90% 이상을 65세 이후에 일궜다. 남들과 비슷한 나이에 은퇴했거나 운명의 신이 일찍 찾아왔다면 지금 같은 복리의 마법도, 전설적인 부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13년 동안 연평균 29%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하고 46세의 이른 나이에 은퇴한 피터 린치와 비교하면, 버핏의 위대한 성과는 투자 기술을 넘어 장수라는 축복이 완성한 결실이라 할 만하다. ▷그가 “인생을 바꾼 4시간”이라고 표현한 만남에도 행운이 따랐다. 1951년 21세의 대학원생 버핏은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이 보험사 GEICO의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주말에 무작정 워싱턴의 본사를 찾아갔다. 굳게 닫힌 문을 집요하게 두드리자 청소 노동자가 문을 열어줬다. 당직을 서던 로리머 데이비드슨 부사장은 귀찮은 내색 없이 4시간 동안 보험업의 원리를 설명해 줬다. 가르침을 받은 버핏은 훗날 파산 위기에 몰린 GEICO에 거액을 투자해 회사를 살려냈다. 청년의 집요한 열정과 임원의 따뜻한 성의가 만나 선행의 복리 효과를 일으켰다. ▷자신의 성공을 운으로 받아들인 버핏의 겸손함은 불균등한 행운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으로 이어져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결단을 낳았다. 주식시장에서 거둔 우연한 성공을 자신의 탁월한 실력으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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