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장원재]美 원정출산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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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사이판을 포함한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에서 태어난 신생아 1074명 중 과반인 575명이 중국인 관광객 자녀였다. 미 본토와 달리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보니 중국 임신부들의 ‘원정출산’이 몰린 것이다. 이처럼 최근 미국 언론이 다루는 원정출산 기사의 주인공은 대부분 중국인 산모들이다. 수년 전에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1인당 4만∼8만 달러(약 5700만∼1억1400만 원)를 받고 중국인 산모 8000명에게 원정출산 패키지 상품을 판 조직이 적발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첫 대선 출마 때부터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폐지’를 공약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기만 하면 시민권(국적)을 주는 제도가 불법 이민과 원정출산을 부추긴다는 주장이었다. 첫 임기 때 “위헌 소지가 있다”는 공화당 의원들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했던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 첫날인 지난해 1월 20일, 불법·일시 체류자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주지 않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 명령은 올 6월 연방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연방대법원은 수정헌법 14조 조문대로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는 부모의 국적이나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시민권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남북전쟁 직후부터 150년 넘게 이어져 온 원칙을 대통령의 행정명령 하나로 흔들 순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달 6일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주지 않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다시 서명한 것이다. 외국 정부 공무원 및 적성국 국민의 자녀도 시민권 부여 대상에서 제외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한국에서도 병역 기피 등을 노린 원정출산이 성행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002년 기사에서 매년 한국인 신생아 5000명이 원정출산으로 미국에서 태어난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하지만 2005년 이중국적자는 병역을 마쳐야만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도록 우리 법이 바뀌면서 원정출산 열풍도 한풀 꺾였다. 2017년 트럼프 취임 후 까다로워진 입국 심사도 출산을 위한 미국행 의지를 위축시켰다. ▷미국에선 여전히 연간 2만∼3만 명의 원정출산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12월 중국 부유층이 아이 한 명당 최대 20만 달러(약 2억8000만 원)를 내고 미국인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미국 시민권자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번 행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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