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잠자던 삼성SDS, KKR과 손잡고 AI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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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던 삼성SDS가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대규모 투자를 받아 인공지능(AI)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다. KKR을 전략적 동반자로 맞아 노하우를 활용하고,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적극적 인수합병(M&A)에도 나선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인공지능 전환(AX) 플랫폼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 ‘톱티어’로 몸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KKR, 전환 시 지분 8% 확보

10년간 잠자던 삼성SDS, KKR과 손잡고 AI 올인

삼성SDS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1조2200억원(약 8억20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발행된 CB는 KKR이 운용하는 펀드 ‘스타테크 AI’가 전부 인수한다. 삼성SDS는 이 돈에 기존 보유한 현금성 자산 약 6조4000억원을 합해 총 7조6200억원으로 본격적인 AI 사업을 벌인다. KKR이 CB 전량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삼성SDS 지분을 약 8%까지 확보할 수 있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이번 협력을 단순한 자금 조달 및 투자 차원이 아니라 삼성SDS의 ‘공격 경영’ 전환점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SDS는 시장에서 현금이 과도하게 쌓여 있는 회사로 꼽힌다. 성장성이 없다는 평가 속에 주가는 10년 전보다 반토막 난 상태다. 삼성그룹 또한 한동안 ‘무차입 경영’을 유지했을 정도로 외부 자금 조달에 소극적이었다.

그런 삼성SDS가 처음으로 글로벌 사모펀드 자금을 수혈한 것은 주요 글로벌 AX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KKR은 최고 수준의 글로벌 M&A 노하우를 보유했다. 특히 이번 전략적 협력을 통해 KKR은 6년 동안 삼성SDS에 M&A, 자본 활용 관련 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KKR이 6년 동안 주식을 보유할 확률이 높은 만큼 잠재적 물량(오버행) 우려도 매우 작다.

CB 발행 조건에도 삼성SDS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전환가액 18만원은 기준가 대비 약 18% 높은 수준이다. 삼성SDS 주가가 18% 올라야 KKR이 본전을 찾는다는 의미다. 일반적인 CB와 달리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이 없다는 점 또한 두 회사가 삼성SDS 기업가치 상승에 확신을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SDS 주가 17.9% 급등

KKR은 자본 차익 외에도 삼성그룹의 정보기술(IT) 데이터를 보유한 삼성SDS와의 협력으로 무형 소득을 얻을 수 있다. KKR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능동적 소수 주주로 참여한다”며 “삼성SDS의 차기 성장 단계와 장기 가치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규정했다. 삼성SDS는 다른 글로벌 투자사와도 협력을 논의했지만 발행 조건과 시너지 효과가 가장 좋은 KKR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는 이날 “KKR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M&A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삼성SDS는 이날 이사회 직후 발표를 통해 국내외 AI산업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전남 해남 국가 AI 컴퓨팅센터(2028년 완공)와 경북 구미 AI 데이터센터(2029년 완공) 설립에 자금을 투입하고, 미국에서는 KKR과 함께 글로벌 AX 사업 거점이 될 M&A 대상을 탐색할 계획이다. 피지컬 AI와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관련 M&A도 추진한다. 국내외에서 데이터센터 DBO(설계·구축·운영 일괄 수주) 사업에도 힘을 쏟는다.

이날 삼성SDS 주가는 17.89% 급등한 17만8600원에 마감해 CB 전환가액(18만원)에 근접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글로벌 성장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한신/이영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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