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월 3만원 이하 저가 모바일 요금제 가입자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저가 요금제는 월 기본 제공량을 다 쓰면 데이터 사용이 차단되는데, 이를 고쳐 느린 속도라도 데이터를 제한 없이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1만~3만원 요금제도 데이터 무제한
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월 3만원 이하 요금제에도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의무화하기 위해 통신 3사와 협의 중이다. 이르면 5월 통합 요금제 개편안을 마련하고 약관 변경과 신고 절차에 들어간다.
QoS는 기본 데이터를 소진한 뒤에도 속도를 낮춘 인터넷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QoS는 3만원 이상 요금제에만 적용된다. 3만원대 이하 저가형과 시니어 요금제 가입자가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쓰려면 별도 부가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정부가 데이터 안심옵션(QoS) 의무 적용 요금제를 확대하려는 것은 디지털 시대엔 데이터가 기본권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1만~2만원대 요금제 사용자도 최소 400Kbps(초당 킬로비트)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다. 400Kbps는 고화질 영상 시청은 어렵지만 저화질 영상은 볼 수 있고, 카카오톡 등 메신저와 웹페이지를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국민이 데이터 소진 이후에도 최소한의 긴급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사업자 매출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통신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알뜰폰도 ‘복지 요금제’ 출시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기조에 맞춰 알뜰폰 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알뜰폰 1위 사업자 KT엠모바일이 취약계층을 위해 월 1만원 이하로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복지 안심’을 지난달 선보였다. 장애인,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이 대상이며 장애인복지시설, 국가유공자 단체, 특수학교 등 단체(법인)도 가입할 수 있다.
요금제는 모두 월 1만원 이하로 음성과 문자가 무제한 제공된다. 모든 요금제가 기본 데이터 소진 후에도 최대 400Kbps(초당 킬로비트)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영상·부가 통화 30분도 제공된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그간 알뜰폰은 취약계층 혜택과 복지 요금제가 부족해 이용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알뜰폰 이용 고객도 실질적인 통신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네 종류의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 통합요금제 개편도 함께 추진
통신비 부담을 낮추려는 정부 정책이 통신사들의 QoS 의무 적용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QoS와 통합요금제를 결합하면 이용자 편익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복잡한 통신 요금제 구조를 단순화하는 통합요금제 개편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현재 통신 3사의 4세대(LTE)·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는 총 718개다. 알뜰폰까지 포함하면 수천 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통신사가 국민의 요금제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정책은 통신사의 요금제와 망 운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3만원대 이상에서 가격대별로 가입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저가 요금제에도 무제한 데이터가 적용되면 요금제 간 차별성이 약해져 저가형으로 가입자가 이동할 유인이 생긴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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