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弗 쏟아부었지만 반란 실패한 LIV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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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자금력을 등에 업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항마로 나선 LIV골프의 실험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전통과 혁신의 대결’이라는 구도에서 PGA투어가 4년 만에 완승을 거뒀지만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IV골프는 PIF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지원을 끝내면서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LIV골프가 새로운 투자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최후 수단으로 미국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기 위한 기초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PIF만큼 무조건적으로 압도적인 자금을 내줄 후원자를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2022년 출범한 LIV골프는 필 미컬슨, 브라이슨 디섐보, 욘 람 등 PGA투어 간판스타들을 잭팟 수준의 계약금으로 빼오며 골프계를 뒤흔들었다. 상금 제한이 없는 54홀 경기와 팀 대결 모델을 내세워 선수 이적료, 인프라, TV 중계권 및 개최 비용으로 5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유의미한 TV 시청자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PGA투어에도 LIV와의 대결은 ‘상처 가득한 승리’로 남게 됐다. LIV골프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상위권 선수들을 대상으로 커트 탈락 없이 2000만달러가 넘는 상금을 주는 ‘시그니처 대회’를 새로 마련했고, 보너스 성격의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IP)까지 운영하며 돈을 쏟아부었다. 골프닷컴 등 외신들은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 만큼 PGA투어 역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과도한 보상 제도와 시그니처 대회를 대대적으로 축소하는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IV골프 선수들이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적잖은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엄청난 돈을 받고 투어를 떠난 이들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귀시키는 것을 PGA투어에 남은 선수들이 반길 리 없어서다. 돈으로 명예를 사려던 LIV골프의 반란은 결국 골프계 전반에 씻기 힘든 상흔과 풀기 어려운 과제만 남긴 채 끝나가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외교안보, 부동산, IT부를 거쳐 골프팀장으로서 투어 현장과 골프산업을 취재하고 기사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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